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중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넥센의 2군인 화성 히어로즈는 지난 12일 기준 8승1무16패로 퓨처스 북부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남부리그 최하위인 한화(5승1무18패) 다음으로 퓨처스 전체에서 승률이 낮다. 최근 들어서는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개막 10연패의 악몽이 계속 순위표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1군과 다른 순위표의 2군은 어떤 모습일까. 12일 찾아간 화성베이스볼파크의 선수들은 1군과 다름없이 밝았다. 연승 중이든 연패 중이든 밝은 1군과 일맥상통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들은 "초반에 투수가 없을 때 연패를 해서 그렇지 지금은 연승도 하고 위닝시리즈도 한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자율적인 훈련 일정. 전체적인 훈련은 스케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개인별로 원하는 시간에 나와 연습을 할 수 있다. 1군보다 양도 많고 더 엄격한 보통 2군의 훈련이 아니었다. 넥센 관계자는 "외국인 코치들이 온 뒤 자율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다른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 전 일찍 훈련을 하고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산 2군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쉐인 스펜서 화성 감독은 "처음에는 경기력을 보며 화도 났지만 여기 있는 선수들은 다들 어린 유망주들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있다. 팀이 이기는 것을 원하긴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승리보다는 육성이다. 이 선수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스펜서 감독은 이어 "나는 밝은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야구는 공으로 하는 놀이다. 훈련량보다는 집중해서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했으면 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그라운드에서 즐길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야구를 처음 접한 스펜서 감독이 느낀 것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동양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선수 본인이 찾아서 하기 보다는 하라는 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율성을 키우려고 한다. 팀이 지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모습들이 나온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화성에는 총 4명의 외국인 코치가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일대일로 통역이 붙긴 하지만 처음부터 선수들이 가까이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선수들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상태. 포수 주효상은 "아담 도나치 배터리코치가 젊지만 굉장히 아는 것도 많고 잘가르쳐줘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든 나이트 투수 코디네이터도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
넥센은 올 시즌 외국인 코치들을 영입하며 육성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바꿔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스펜서 감독은 이에 맞춰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야구, 즐겁게 하는 야구를 강조하며 유망주들에게 색다른 육성법을 접목시키고 있다. 여기에 원래 밝은 팀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퓨처스 팀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