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이 7전8기 끝에 2016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1년 전 맞대결에서 완패했던 로저스에도 설욕전을 펼쳤다.
13일 광주 한화-KIA전.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KIA 양현종(28)과 한화 에스밀 로저스(31)의 이름값만으로도 큰 무게를 주는데 둘 모두 딱한 처지에 놓여 더욱 절박했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 모두 5월 중순이 됐는데도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전까지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6번 포함 평균자책점 3.51로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었지만, 9이닝당 평균 득점 지원이 2.40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4명 중 최저였다.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 탓에 지난 8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첫 등판했고, 복귀전에 5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

더군다나 두 투수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선발 대결로 명품 투수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로저스가 9이닝 123구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6이닝 126구 6피아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을 입은 양현종에게 완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265일 만에 선발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이번에는 양현종이 웃었다. KIA의 4-2 승리와 함께 시즌 첫 승. 7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148km 직구(69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7개) 체인지업(15개) 커브(2개) 등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총 투구수 103개 중에서 72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이고 정교한 제구도 좋았다.
득점권 위기가 한 번밖에 없었고, 삼자범퇴 이닝이 3번 있었다. 유일한 득점권 위기였던 3회 2사 1·2루에서 장민석을 3구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내야 땅볼을 10개 유도할 정도로 공이 낮게 형성됐고, 장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공에 힘도 있었다. 적절하게 맞혀 잡는 투구가 됐다.
로저스도 1회 김태균의 수비 실책 때문에 2점을 먼저 허용했지만, 2회부터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으며 양현종과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타자들이 추가점을 내지 못해 양현종 역시 초조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혀 흔들림 없었다. KIA는 7회말 강한울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로저스는 6⅔이닝 6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2자책) 패전.
8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긴 양현종은 덕아웃에서 초조하게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불펜이 8회 2실점하며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역전은 없었다. 양현종은 지난달 8일 수원 kt전부터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3.51에서 3.07로 낮췄다. 무엇보다 55⅔이닝을 소화하며 SK 김광현(53이닝)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이제 1승이지만 누구보다 긴 이닝으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