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G 44실책, 경기당 실책 1.33개
1992년 쌍방울-1982년 삼미 수준
"한화 야구 또 시작됐네".

지난 11일 한화와 NC의 시즌 4차전이 치러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2회초 한화 2루수 정근우의 송구가 1루수 윌린 로사리오의 글러브를 맞고 땅에 떨어지는 포구 실책이 나오자 대전 홈구장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한 관중은 "한화 야구가 또 시작됐다"며 혀를 끌끌 찼다.
광주로 장소를 옮긴 13일 KIA전에도 1회 김태균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팀 패배로 직결됐다. 그만큼 2016년 한화 야구는 실책 대란이다. 13일까지 시즌 33경기에서 기록한 실책은 44개. 최다 실책 2위 SK가 기록한 34개보다 10개 더 많은 압도적인 1위다. 경기당 평균 실책이 1.33개로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약 192개의 실책까지 가능하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실책의 불명예 기록은 1992년 쌍방울이 갖고 있다. 당시 126경기 체제에서 쌍방울은 135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당시 쌍방울은 1군 진입 2년차 팀으로 선수 구성상 전력이 약한 부분이 컸다. 그해 쌍방울은 8개 구단 중에서 8위로 최하위.
1992년 쌍방울 포함 한 시즌 경기수보다 실책수가 더 많았던 팀으로는 1992년 빙그레(126G·132개) 1994년 삼성(126G·131개) 1991년 빙그레(126G·131개) 1995년 삼성(126G·127개) 1982년 삼미(80G·117개) MBC(80G·105개) 해태(80G·102개) OB(80G·98개) 롯데(80G·97개) 삼성(80G·81개) 등 11개 팀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1982년 원년부터 1990년대까지 기록으로 1996년 이후 경기수보다 실책수가 많은 팀은 없었다. 한화가 이른바 암흑기 기간 동안 수비 약한 팀으로 이미지가 강했지만 2014년 128경기 113개가 최다였다. 올 시즌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따. 1982년 원년 삼미가 기록한 경기당 평균 최다 실책 1.46개에 버금가는 페이스.
하주석(6개) 신성현(5개) 강경학(4개) 김태균(4개) 로사리오(3개) 이용규(2개) 조인성(1개) 차일목(1개) 최윤석(1개) 등 내야수, 외야수, 포수 뿐만 아니라 알렉스 마에스트리(2개) 심수창(2개) 장민재(2개) 권혁(1개) 김민우(1개) 등 투수들의 실책도 8개나 될 정도로 전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실책이 터져 나왔다.
현역 시절 명 2루수였던 김광수 한화 수석코치는 "수비는 눈, 캐치, 풋워크, 송구, 멘탈 5가지가 어우러져야 한다"며 "아무래도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 실책을 하지 말아야겠다, 이겨야겠다는 부담이 너무 강하다. 서두르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 성적이 처지다 보니 마음만 앞선다"고 지금 상황을 진단했다.
겨우내 어느 팀보다 많은 수비 연습량을 가져간 한화라 더 이해가 안 가는 최다 실책이다. 지나친 훈련량으로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고, 적합하지 않은 포지션에 선수를 쓰며 수비 포메이션을 무너뜨렸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선수들이 수비에 두려움을 느끼고 움츠러들었다는 것이다. 야구가 결국은 멘탈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한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