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쥔 두산, 돌아오겠다는 노경은 품을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5.14 05: 55

일련의 '사태'다. 두산 베어스와 노경은의 스토리가 예측과 다른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두산은 지난 13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노경은이 오늘 오전 사무실에 와 정식으로 임의탈퇴 철회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노경은은 이미 지난 10일 사퇴서에 사인을 했고, 두산은 임의탈퇴를 KBO에 요청한 상황이다. 아직 임의탈퇴를 공시하지 않은 KBO는 두산에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임의탈퇴를 선수가 직접 철회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KBO에서 전무후무한 일. KBO도, 구단도 사태 파악과 해결에 당황해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최대한 빨리 논의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내일(14일) 중으로 결정이 됐으면 한다. (노경은은) 계속 야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보다 노경은일 것이다. 평생 해온 야구라는 직업을 놓고 결정을 내리는 일이 쉽지는 않다. 평소 사람 좋고 여린 성격으로 알려진 노경은이기에 얼마나 큰 고뇌에 싸여 있을지 더 쉽게 예상된다. 김 감독은 "욱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며 노경은의 사퇴 의사와 철회를 바라보는 심경을 전했다.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노경은은 지난달 21일 kt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선발로 3경기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11.17을 기록했다. 두산에 따르면 22일 권명철 불펜코치가 그의 2군행을 통보하며 "2군에 다녀오면 불펜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고, 노경은은 "은퇴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후 노경은은 팀 훈련에 불참했다. 은퇴 선언을 했으니 훈련을 할 필요가 없었다. 팀은 여러 차례 만류하다가 먼저 트레이드를 제의했고, 노경은도 수락했으나 여러 팀과 접촉한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근 2년간 50경기에 나와 1승6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한 투수가 쉽게 자리잡을 곳이 없었다.
결국 노경은이 다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칼자루는 두산이 쥐었다. 두산이 KBO에서 사퇴서를 돌려받으면 노경은은 두산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된다. 노경은의 현역 의사를 재확인한 타팀과 트레이드가 재성사될 가능성은 있다. 두산이 원칙대로 임의탈퇴를 밀어붙인다면, 노경은은 두산이 다시 받아줄 때까지 프로 선수로 뛰기 힘들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두산 구단은 노경은이 계속 선수 생활을 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경은 역시 최근 많은 고민 끝에 다시 공을 잡기로 결정한 모습. 두산이 노경은을 '품을' 결단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