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 최형우(삼성)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13일 현재 타율 3할4푼9리(126타수 44안타) 9홈런 36타점 26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 중이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1군 무대에 안착한 뒤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던 최형우지만 올 시즌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13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최형우에게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묻자 "타율, 홈런 등 기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때 모두 불러 들여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대답했다.

"운이 잘 따르는 것 같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그는 "타격감이 좋지 않을때도 운좋게 좋은 타구가 나와 안타로 연결된다. 그러다 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율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순조로운 출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괜찮다. 시즌 개막 이후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서 일까. 타석에 들어설때 마음이 편하다".
최형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른바 FA 잭팟을 기대해도 좋을 듯. 삼성 뿐만 아니라 복수의 구단이 최형우 영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를 가만히 놔둘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최형우는 FA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FA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나는 잊고 산다. 이상할 만큼이나 FA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누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잊고 살 정도라니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최형우는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11일(잠실 LG전)부터 타격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동안 타격감이 좋든 나쁘든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 이제부터 잘 헤쳐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최형우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6회 그랜드 슬램을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5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또한 2타점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800타점을 돌파했다. "퓨처스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최형우이기에 올 시즌 활약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