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빌리언 대전’ 흥행과 재미 모두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15 06: 27

이재명 성남시장이 제안한 ‘빌리언 대전’이 또 하나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성남FC는 14일 오후 3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서 FC서울과 2-3로 역전패를 당했다. 성남(승점 18점)은 서울(승점 22점)과 전북(승점 19점)에 이어 리그 3위를 유지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9일 FC서울에 ‘빌리언 대전’을 제안했다. 장기연체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 은행’에 기부를 제안한 것. 10억 원의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약 천 만 원을 기부하면 된다. 

이 시장은 “성남이 진다면 성남이 대한민국 ‘장기연체 채무자’의 빚 10억 원을 매입해 탕감하겠습니다. FC서울에 제안합니다. 만약 서울이 지면 장기연체채무 5억 원을 서울이 책임져 주십시오. 홈에서 이긴 성남이 승리기념으로 나머지 5억 원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FC서울은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너무 촉박한 시일에 ‘빌리언 대전’에 응하기는 어렵다며 정중하게 제안을 사양했다. 이에 성남은 자체 모금활동을 통해 ‘빌리언 대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짧은 시간에 총 1600만 원 가량의 후원금이 모였다. 
성남은 승리 시 주빌리 은행에 500만원을 기부하고 FC서울이 거절한 500만 원은 후원금으로 충당해 총 10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었다. 패할 경우에는 기존대로 성남이 1000만 원을 모두 기부하려 했다. 또 성남은 한 골을 넣을 때마다 기부를 해서 1억 원씩의 부채를 탕감해주기로 했다.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는 1만 204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 5월 1일 성남 대 광주의 홈경기서 7478명이 몰렸던 점을 감안할 때 평소보다 많은 숫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하프타임에 주빌리은행에 후원금 전달식을 가졌다. 팬들이 축구도 즐기고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였다. 
2-1로 이기며 전반전을 마친 성남은 후반전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비록 패했지만 ‘빌리언 대전’의 효과로 탄천종합운동장에 많은 관중이 모였다. 성남과 서울은 5골을 주고받으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성남이 아쉽게 패했지만 관중들은 축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빌리언 대전’ 아이디어로 성남은 흥행과 재미는 물론 훈훈한 기부행사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성남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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