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100승’을 달성한 최용수(43) 감독이 ‘학범슨’ 김학범(56) 감독의 지략에 깜짝 놀랐다.
FC서울은 14일 오후 3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서 1골, 1도움을 올린 아드리아노의 활약에 힘입어 성남FC를 3-2로 물리쳤다. 서울(승점 22점)은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성남(승점 18점)은 2위 전북(승점 19점)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렸다.
서울은 전반 3분 만에 주세종이 기습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너무 쉽게 골을 뽑은 것일까. 오히려 서울은 골을 넣은 뒤 집중력이 흐려졌다. 결국 전반 17분 김태윤, 전반 32분 티아고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을 당했다.

후반전 최용수 감독은 데얀을 빼고 박주영 카드를 꺼냈다. 적중했다. 후반 7분 박주영이 올려준 공을 아드리아노가 골로 연결했다. 살아난 아드리아노는 후반 26분 터진 주세종의 역전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최용수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순간.
‘학범슨’ 김학범 감독도 마지막 카드를 던졌다. 후반 36분 중앙수비수 임채민을 투입했다. 그런데 임채민은 수비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성남은 막판까지 서울 문전을 두드렸지만 아쉽게 동점골을 뽑지 못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성남은 K리그서 조직적인 면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팀이다. 쉽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의 순간적인 전략을 보고 무서운 팀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특히 임채민 공격수 투입에 대해 “김학범 감독께서 벤치 깜짝카드로 임채민을 준비했다. 제공권을 장악해 세컨볼로 득점하겠다는 의도였다. 자연스럽게 우리도 포지션을 체인지 했다. 김학범 감독의 지략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정말 깜짝 놀랐다”고 실토했다.

왼쪽 발등 피로골절과 오른발등 피로골절이 겹쳤던 임채민은 지난 11일 영남대와의 FA컵에서 복귀했다. 아직은 체력이 완전치 않은 상태. 김학범 감독은 임채민 투입에 대해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다. 수비수로 넣기에 무리가 있다. 사실 공격수 쪽으로 일단 넣어놓고 대비책으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김학범 감독의 깜짝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의 변화무쌍한 지략은 성남이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40대 젊은 감독들의 득세 속에서 '학범슨'의 존재감은 빛을 발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