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 역사적 '수원더비'의 승리를 이끌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10라운드 수원FC와 수원 더비서 2-1의 승리를 챙겼다. 첫 연고지 더비서 승리를 거둔 수원은 승점 3점을 챙기며 중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33년만에 K리그에서 처음으로 열린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수원더비'는 양팀의 주전들이 모두 출전하며 총력전이 펼쳐졌다. 수원FC와 수원 삼성은 나란히 10위와 9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무승부가 많아 부담이 큰 상황. 따라서 승리를 통해 승점 3점을 따내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아야 했다.

홈팀 수원FC는 오군지미를 시작으로 이승현, 김병오 등이 공격진으로 나섰다. 빠른 스피드를 가진 이승현과 김병오가 측면 돌파를 통해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지.
수원FC 조덕제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하게 몰아쳐야 한다. 관심이 집중된 경기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몰아치지 못한다면 부담이 크다. 비록 23세 이하 선수를 출전 시키지 못해 교체카드를 2장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 삼성도 신예 공격수 김건희를 출전 시켰다. 그리고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가 중원에서 힘을 보탰다. 서정원 감독은 "오히려 우리 선수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FC 서울과 슈퍼매치처럼 큰 부담은 아니지만 분명 수원FC에 비해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 상황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예전의 기억이 나는 운동장에서 좋은 결과 얻겠다"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 수원FC는 공격에 집중했다. 반면 수원 삼성은 상대의 핵심인 가빌란을 철저하게 마크하며 기회를 내주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반면 수원은 중원에서 짧은 패스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전방으로 나아가야 할 패스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슈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수원 삼성은 수원FC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가빌란의 패스 실수로 생긴 공격 기회서 수원은 왼쪽에서 김건희가 낮게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산토스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전반 26분 1-0으로 앞섰다.
수원 삼성은 수원FC의 중앙 수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블라단을 향해 공격을 펼치며 추가골을 노렸다. 수원FC는 측면 돌파 후 공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해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 앉았다.

수원FC는 가빌란이 전반 막판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또 연달아 공격을 펼쳤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원FC는 골키퍼 박형순이 염기훈의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을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초반서도 수원FC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돌파는 이뤄졌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부담이 생긴 수원FC는 후반 7분 배신영 대신 이승렬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쉽게 무너질 수 없다는 수원FC의 의지였다.
수원FC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승렬도 활발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공격에 집중했다. 가빌란이 중원에서 공격 조율을 맡았지만 슈팅 기회는 생기지 않았다. 수원 삼성의 수비진이 상대의 공격을 먼저 읽고 플레이를 준비했기 때문.
수원FC는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승부를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경험에서 오는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무리한 공격이 이뤄지면서 체력을 소진한 수원FC에 비해 수원 삼성은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다.
수원 삼성은 후반 22분 김건희를 빼고 이고르를 투입했다. 수원FC는 가빌란이 중거리 슈팅을 통해 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던 수원FC는 기어코 동점골을 터트렸다. 힘을 바탕으로 돌파를 시도하던 김병오가 만들어 냈다. 김병오는 역습 상황에서 빠른 돌파를 시도하다 헛발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어코 볼을 뺏어낸 뒤 문전 돌파 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 후반 분 1-1이 됐다.

수원FC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김병오가 힘을 바탕으로 돌파를 시도한 뒤 문전으로 볼을 연결했다. 또 오군지미가 슈팅을 시도하며 수원 삼성의 골문을 위협했다.
수원 삼성은 또 집중력을 갖고 추가골을 터트렸다. 상대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수원FC가 김부관을 투입하며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고 만든 골이었다. 골은 수원FC 김종국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수원FC는 후반 43분 오군지미의 헤딩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또 가빌란의 슈팅이 이어지며 골을 위해 노력했다. 결국 수원FC가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첫번째 수원더비의 승자는 수원 삼성이 차지했다.
■ 14일 전적
▲ 수원종합운동장
수원FC 1 (0-1 1-1) 2 수원 삼성
△ 득점 = 후 26 김병오(수원FC) 후 38 김종국(수원FC, 자책골) 전 26 산토스(수원 삼성)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