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6)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대구고 출신 정인욱은 데뷔 첫해(2009년)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으나 2010년 4승 2패 1홀드(평균 자책점 5.31), 2011년 6승 2패(평균 자책점 2.25)를 거두는 등 1군 마운드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한 그는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패 1세이브(평균 자책점 8.28)를 거뒀다. "정인욱은 입단 당시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는데 성장이 느린 것 같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그만큼 정인욱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는 의미다.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고 했던가.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이 개인적으로 독기를 품고 야구에 전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 하나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류중일 감독의 엄한 가르침이 통한 것일까.
정인욱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4전5기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9월 17일 대구 SK전 이후 240일 만의 승리. 직구 최고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위력도 돋보였다.
타선 지원도 화끈했다. 최형우가 시즌 10호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는 등 장단 15안타를 터뜨리며 정인욱의 시즌 첫 승 사냥을 도왔다. 콜린 벨레스터(오른쪽 팔꿈치), 차우찬(가래톳) 등 선발진의 잇딴 부상 속에 기회를 얻게 된 정인욱. 4전5기 끝에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맛보며 차세대 에이스의 부활을 예고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