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더비' 펼친 4가지 색깔의 기쁨과 도전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5.15 05: 59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K리그 클래식의 첫번째 연고지 팀간의 대결 '수원더비'.
1996년 이후 처음으로 K리그 클래식에서 한 지역팀간의 대결이 열렸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이 그 것.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수원FC는 첫 수원더비를 기념하는 공인구를 만들어 경기에 사용했다. 또 서포터스 리얼크루는 특별하게 제작된 깃발을 들고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수원시청 사거리에서 수원종합운동장까지 5km 구간에 양 구단기가 가득찼다.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전력외로 수원FC와 수원 삼성은 치열하게 맞섰다. 수원 삼성이 선제골을 넣으면 수원FC가 따라 잡았고 또 추가골을 넣은 뒤에는 치열하게 공격을 펼치며 난타전을 벌였다. 비록 많은 골이 터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 중간 신경전까지 벌이는 등 축구장에서 드러날 수 있는 재미는 모두 나타났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수원FC는 거친 태클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수원 삼성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기를 함께 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관중집계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후반 25분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숫자가 발표되지만 이날은 달랐다.
수원더비에 참석한 관중들의 숫자는 프로축구연맹 공식 발표로 11866명. 집계가 늦은 이유는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는 인원 이상이 집계됐기 때문이다. 3000여 명의 수원 삼성 서포터스까지 포함해 수원을 외치는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사령탑들도 연고지 더비에 대한 승리 의지가 강했다. 수원FC 조덕제 감독은 "후반에는 경기다운 경기를 해줬다. 팬들이 환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이 위안"이라고 말했다. 또 이와함께 조 감독은 앞으로의 더비전이 치열해 질 것이라 강조했다.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도 마찬가지. 서 감독은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다. 상당히 힘든 경기를 했다"면서 "이런 경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수원FC는 적응하는 과정인 것 같다. 2라운드 가면 안정세가 될 것이다. 두 번째 경기는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헛발질에 이어 동점골을 터트리며 화제가 된 김병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수원더비'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 그때는 질 것 같지 않다"면서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받은 만큼 돌려주고 오겠다는 생각으로 경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승골을 터트린 염기훈도 수원더비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 관중들이 이렇게 많이 찾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홈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하게 플레이 했다. 그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순히 우리팬들 뿐만 아니라 모두 함께 '수원'을 외쳤다. 비록 상대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았고 치열하게 응원하는 모습도 좋았다. 이런 것이 같은 연고지 더비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슈퍼매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수원더비'"라고 말했다.
특히 염기훈은 '서울더비'도 언급했다. 염기훈은 "서울 이랜드가 꼭 승격해서 FC 서울과 치열한 더비전을 펼치면 좋겠다. 큰 무대에서 벌어지면 관심도 커질 수 있다. 수원더비를 바탕으로 K리그에 재미를 안길 수 있는 연고지 더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첫 연고지 더비였던 '수원더비'를 치열하게 임했던 주인공들은 모두 즐거운 심정을 나타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기쁨도 분명했다. 승패 보다 중요했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K리그의 연고지 더비 중요하게 극명하게 나타난 경기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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