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IRS' 한화, 투수 교체 하면 뭐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5 06: 07

리그 최다 승계주자 실점 및 최악의 실점률  
지친 불펜,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대실패
요즘 한화 경기를 보면 패배하는 공식이 확실하다. 어느 정도 막아내던 선발투수를 5회 전후로 교체, 불펜 필승조를 가동하지만 그 즉시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 불펜은 크게 지쳐있는데 마운드 운용 방식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14일 광주 KIA전이 대표적이다. 5회 1사까지 2실점으로 버틴 송은범을 투구수 76개에서 내리며 박정진을 투입했지만, 순식간에 5실점으로 이어지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지난 12일 대전 NC전에도 장민재가 5회 선두타자 볼넷 전까지 1실점 호투했지만 박정진과 알렉스 마에스트리로 이어진 불펜이 5실점을 합작하며 승기를 빼앗겼다. 
선발보다 불펜의 비중이 높은 한화는 투수 교체가 가장 잦은 팀이다. 34경기에서 총 147번으로 경기당 평균 4.3번의 투수 교체를 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벌떼야구를 하고 있지만 기록을 보면 투수 교체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음을 알 수 있다. 
앞선 투수가 남겨놓은 주자를 다음 투수가 실점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막아내는 것을 수치화한 '승계주자 실점률(IRS)' 기록을 보면 한화는 43.7%로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한화 다음으로 넥센(40.5%)이 40%대일 뿐, 나머지 팀 전부 40% 미만이다. 
한화는 승계주자 142명 중 62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승계주자 실점이 60점 넘는 팀도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 다음으로 높은 LG가 42점이고, 최소팀 KIA가 12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가 투수 교체로 허용한 실점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항상 첫 순위로 긴급 투입되는 박정진이 60%(15/25)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계주자 실점을 기록 중이고, 송창식(7/17·41.2%) 이재우(7/11·63.6%) 장민재(7/18·38.9%)도 나란히 7점의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며 이 부문 공동 5위에 올라있다. 권혁(3/18·16.7%) 윤규진(5/14·35.7%) 정우람(3/9·33.3%)도 주자의 부담을 안고 등판한다. 
문제는 한화의 선발투수 교체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 3실점 이하 투수를 6회 마치기 전 교체하는 퀵후크가 20번으로 리그 최다다. 선발투수들 사이에서도 이젠 아쉬움을 넘어 체념하는 분위기. 어떤 투수는 "우린 잘 던져야 4이닝"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하고 다닌다. 상대팀 벤치도 "한화에 선발은 큰 의미가 없다. 그 다음 나오는 투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외부로 한화의 투수 교체는 신망이 없고 들통이 났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화는 승계주자 실점률 31.2%로 리그에서 3번째 낮았다. 적절한 투수 교체와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후유증을 보인 불펜투수들을 지쳐가고 있고, 선발에 대한 불신은 나날이 커져간다. 투수 교체를 해도 기대보다 불안이 먼저 드는 한화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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