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로저스, 구속 저하에도 자신있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5 06: 18

도미니카 특급 투수들 구속 저하  
안정된 제구와 완급 조절에 집중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투수들이 바로 헥터 노에시(29·KIA)와 에스밀 로저스(31·한화)다. 각각 170만·190만 달러 몸값을 받는 두 투수 모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파이어볼러로 큰 기대를 받았는데 압도적인 볼 스피드가 그 이유였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KBO리그에서 뛴 로저스는 최고 158km, 평균 149.6km 압도적인 직구 구속을 자랑했다. 여기에 슬라이더까지 평균 구속 138.4km가 나올 정도로 스피드의 투구를 했다. 헥터 역시 로저스처럼 평균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로 KIA 계약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 보니 두 투수 모두 구속이 빠르지 않다. 직구 평균 구속이 나란히 144.9km. LG 헨리 소사(149.5km) 두산 더스틴 니퍼트(147.7km) KIA 지크 스프루일(147.2km) 삼성 앨런 웹스터(146.9km) 롯데 조쉬 린드블럼(146.6km)에 비해 헥터와 로저스는 느린 편이다. 
하지만 헥터는 8경기에서 리그 2위에 해당하는 53⅓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3.21로 활약 중이다. 14일 한화전에는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무사사구로 장식했다. 9이닝당 볼넷이 2.7개로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타자를 손쉽게 맞혀 잡는 투구에 집중하고 있다. 
헥터는 예전처럼 강속구를 던지지 않는다는 평가에 대해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느냐보다 중요한 건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다. 타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구 패턴을 바꾼 것이다"며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출발이 늦은 로저스도 복귀 2경기에서 2패를 당하며 지난해에 비해 구속이 하락했다. 부상 후유증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13일 KIA전에서 완급조절을 의식한 투구를 했다. 기존 슬라이더·커브에 체인지업까지 늘려 타이밍을 빼앗았다. 
로저스는 "특별히 완급조절을 하려 한 것보다 경기 후반을 위해 작은 변화를 준 것이다. 구속이 떨어진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제구 안정을 찾고,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팀 사정상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에 맞춰 투구 패턴도 바꿨다. 
기대했던 강력한 스피드는 아니지만 헥터와 로저스 모두 건재한 투구를 하고 있다.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특급 투수들이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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