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롤챔스는 물론 IEM, 롤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도 우승컵을 휩쓴 SK텔레콤이지만 단 하나 MSI에서는 아직 우승 타이틀을 따지 못했다. 지난 시즌 MSI 당시, 롤챔스 스프링 결승을 마친 SK텔레콤에게는 단 5일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개최지였던 플로리다로의 비행시간까지 합하면 많아야 3~4일에 불과했다. 시차도 적응해야 했던 SK텔레콤은 빠듯한 일정에 컨디션 난조와 더불어 연습 시간 부족이라는 패널티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SK텔레콤은 조별 예선에서 전승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결승서 EDG에게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SK텔레콤은 마지막 우승컵을 위한 여정의 마지막에 서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4강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SK텔레콤 걱정’이라는 말에 걸맞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RNG를 3-1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CLG다. 무서운 기세로 그룹 스테이지서 7승 3패 2위를 기록하며 4강에 올라왔던 CLG는 플래시 울브즈를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 대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CLG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봇 듀오다.

‘아프로무’ 재커리 블랙은 언제나 예상 밖의 챔피언으로 맹활약하는 서포터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미 소라카, 잔나 등 원거리 서포터 메타를 MSI 내에서 주도했으며 4강전에서는 소나로 승리를 견인했다. 그와 함께하는 원거리 딜러 ‘스틱세이’ 트레버 헤이스도 조별 예선서 최고의 원딜러로 선정되기도 한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봇 듀오도 만만치 않다. ‘울프’ 이재완은 ‘아프로무’가 준비해온 카드인 소라카를 곧바로 적용해 완벽하게 활용하며 팀의 전력 복구에 한 몫 했으며, ‘뱅’ 배준식은 의심할 여지없는 ‘세체원’이다.
미드 싸움에서도 ‘페이커’ 이상혁이 우위를 점한다. ‘후히’ 최재현이 4강서 라이즈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그 외의 챔피언을 가지고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던 것이 사실. 반면 이상혁의 챔피언 풀과 숙련도는 밴픽으로 조차 막을 수 없기로 유명하다.

대부분이 SK텔레콤의 승리를 예상하는 만큼 CLG에게는 이변과 기적이 필요하다. 이변과 기적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변수에서 시작될 것. 과연 이 마지막 결투에서 CLG가 예상치 못한 전략으로 SK텔레콤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큰 이변 없이 SK텔레콤이 마지막 업적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 /yj0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