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8명의 투수가 총 13세이브 합작
고정 마무리 없이 집단 마무리 성공
KIA가 집단 마무리 체제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고정 마무리 없이도 팀 세이브 1위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마무리투수였다. 지난해 30세이브를 거둔 윤석민이 선발 전환하게 됨에 따라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할 고민을 떠안았다. 개막을 앞두고 구원왕 임창용을 영입했지만, 빨라야 6월말부터 1군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과제였다.
김기태 감독은 붙박이 마무리를 따로 두지 않고 경기 흐름 또는 투수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 강행을 결정했다. 지금껏 집단 마무리로 성공한 팀이 얼마 없어 위험성이 없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이상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3개의 팀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광수가 가장 많은 3개의 세이브를 거뒀고, 최영필·곽정철·홍건희가 나란히 2세이브를 따냈다. 한기주·김윤동·배힘찬·임기준도 1개씩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8명의 투수들이 13개 세이브를 합작했다. 블론세이브가 4개 있지만 세이브 성공률 역시 5위(76.5%)로 리그 평균은 된다.
여유 있는 상황보다는 타이트한 시점에서 거둔 세이브가 많다는 게 고무적이다.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1점차 상황에서 나와 거둔 세이브가 5개로 가장 많다. 김광수가 2개, 최영필·곽정철·홍건희가 1개씩 1점차 상황에서 투입돼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킨 것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집단 마무리 체제가 성공한 케이스는 얼마 없다. 10명 이상 번갈아 세이브를 거둔 팀도 1993년 해태(10명) 1999년 롯데(11명) 2003년 한화(10명) 2011년 KIA·두산(10명) 등 5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가 없는 팀은 2011년 KIA와 두산 뿐으로 그해 팀 세이브 순위는 각각 6위·3위였다.
기본적으로 고정된 마무리를 중심으로 7~8회 셋업맨, 원포인트 투수들의 역할 분담이 확실해야 불펜을 운용하기가 수월하다. 집단 마무리 체제는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불안정성을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흔들림 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 임창용이 정상 컨디션으로 1군 합류할 시점까지 버티면 집단 마무리 체제도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중간·마무리를 오가며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광수는 "최근 마무리 상황에 자주 나오고 있지만 팀원들과 서로 역할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하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며 "캠프 때부터 144경기에 맞춰 준비를 잘했고, 코칭스태프에서 조절을 잘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적절한 역할 분담에 따른 집단 마무리 활용이 KIA의 순항을 든든히 뒷받침한다. /waw@osen.co.kr
[사진] 김광수-곽정철-최영필-홍건희.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