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3연전 5안타 2볼넷 깜짝 활약
침체된 한화 외야에 '새바람 예고'
"스윙이라도 시원하게 해야죠".

다시 4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화. 위안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우투좌타 외야수 양성우(27)가 지난 주말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최진행이 부상, 김경언이 부진에 빠져있는 한화 외야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양성우는 1군 등록날이었던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 9회 대타로 나와 깨끗한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튿날 7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양성우는 15일 KIA전에도 3타수 3안타 2볼넷 100% 출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표본이 얼마 안 되지만 올 시즌 1군 4경기 모두 안타를 터뜨렸다. 10타수 6안타에 볼넷도 2개나 골라냈다. 무엇보다 타석당 투구수가 무려 5개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데에도 일가견 있다. 그렇다고 소극적 자세로 타격하는 게 아니라 스윙은 대차게 돌린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선수일까. 충암고-동국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4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양성우는 데뷔 첫 해 1군 45경기를 뛰었다. 타율 1할9푼5리 17안타 3타점 6도루로 미미했지만 볼넷 15개를 골라내며 3할대(.320) 출루율을 찍었다.

당시 한화를 이끈 한대화 전 감독은 "방망이를 칠 줄 알고, 공을 보는 선구안이 있다. 발도 빠르고, 외야 수비도 뛰어나 1번타자의 조건을 갖췄다.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며 한 때 1번타자로 밀어주기도 했다. 큰 인상은 남기지 못했지만 유망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3년 1군 1경기를 뛰고 경찰청에서 지난 2년간 군복무한 양성우는 한화로 돌아온 뒤 감감 무소식이었다.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고, 2군 캠프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1군 기회를 기다렸다. 지난달 9일 마산 NC전에 1군 콜업됐지만 3타수 1안타를 친 뒤 이용규의 복귀로 다시 1군 제외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군 2군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타율 2할9푼9리 20안타 2홈런 11타점에 볼넷 13개로 출루율은 4할대(.422)였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1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양성우는 "오랜만에 1군 왔는데 스윙이라도 시원하게 하고 가야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 결의를 보였다.
김광수 수석코치 역시 "양성우의 타격 감각이 괜찮다. 수비에서도 송구의 질이 좋다"고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무엇보다 능글능글 맞지만 두둑한 배포를 갖췄다. 다소 불어 보이는 몸에 대해 양성우는 "경찰청에선 할 게 없다. 만날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먹다 보니 근육에 살까지 쪘다"고 너스레를 떨만큼 여유가 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의 양성우가 한화 외야 경쟁 구도에 새바람을 일으킬 기세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