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원정경기에 올인(All in)을 선언했다. 그러나 멜버른전만 생각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 다음 상대인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동시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오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멜버른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올인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멜버른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멜버른과 16강 1·2차전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야 한다. 완전히 이원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 두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당연한 일이다.
작년의 일이 도움이 됐다. 전북은 지난해 4월 22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원정경기를 치른 후 3일 뒤에 열리는 전남 원정에 일본 원정에 참여했던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경기에 뛰는 선수들의 몸놀림은 예상과 달랐다. 결국 전북은 가시와 원정에 이어 전남 원정까지 두 경기를 모두 패배했다.

그래서 올해는 철저하게 이원화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선발 11명을 모두 바꾸는 수준의 이원화는 아니겠지만, 멜버른 원정에 출전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전남 원정에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1일 안양과 FA컵 32강전에서도 전북은 멜버른 원정에 참가하는 선수 중 4명만 선발로 기용했다. 주말 경기가 연기돼 휴식 시간이 충분함에도 최강희 감독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나 전남전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을 모두 노리고 있는 전북은 멜버른전에 이어 전남전까지 모두 이기길 바라고 있다. 전북의 그런 속내를 멜버른 원정 명단에서 읽을 수 있다. 전북은 멜버른 원정에 평소와 같이 18명의 선수가 아닌 16명의 선수만 동참시켰다. 장거리 이동으로 경기에 뛰지 않아도 선수들의 피로도가 쌓이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멜버른 원정에 동참하지 않는 선수들은 주중 경기를 쉬고 주말 경기에 임하게 된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축은 안양과 FA컵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전남전에 나설 선수들이 대부분 정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이 정해진 만큼 전북은 전남전을 완벽 분석하는 것은 물론 일주일이 넘도록 조직력을 다질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중요하다고 해도 K리그 클래식 경기를 쉽게 여길 수는 없다. K리그 클래식 3연패를 노리는 전북은 더욱 그렇다. 일찌감치 선두로 올라서 수성할 필요는 없지만, 선두와 승점 차를 최소한으로 한 채 선두권을 형성할 필요는 있다. 특히 최근 엄청난 득점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이 경쟁팀인 만큼 전북은 전남전에서도 승리 외에는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