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6개 후 들어온 포심 홈런으로 연결
이번 시즌에도 강속구 킬러 면모 그대로
단 하나의 빠른 공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렸다.
강정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결승 2루타와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활약했다. 시즌 8경기 성적은 타율 3할1푼8리, 4홈런 8타점이다. 팀도 2-1로 승리해 2연패를 끊었다.
홈런이 나온 것은 9회초. 컵스 우완 헥터 론돈을 만난 강정호는 볼카운트 3B-2S까지 갔고, 7구째를 공략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1-0의 살얼음 리드를 2-0으로 바꾸는 솔로포였고, 자신의 8번째 경기에서 만든 시즌 4호 홈런이었다.
결과도 좋았지만 과정도 흥미로웠다. 강속구 투수인 론돈은 강정호가 빠른 공에 강하다는 것을 의식한 듯 의도적으로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다. 강정호는 포심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고, 론돈의 공과는 쉽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슬라이더가 5개 들어오는 동안 강정호는 한 번도 스윙하지 않았고, 볼카운트는 3B-2S가 됐다. 6구째에 다시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스윙했지만 좌측 파울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파울이 됐다. 6개 연속 같은 볼을 활용한 컵스 배터리도 고민에 빠질 때가 됐다.
결국 7구째 선택은 포심 패스트볼이었고, 강정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구속이 96마일에 달했지만, 강속구 킬러인 강정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망이에 실려 날아간 타구는 점점 멀리 뻗어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이 됐다.
강정호는 0-0으로 길게 이어지던 흐름도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7회초 2사 2루에 나온 그는 호투하던 컵스 선발 존 레스터를 상대로 외야 우측 펜스까지 가는 선제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것이 결승타였는데, 이때도 포심 패스트볼(92마일)을 쳐서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포심 패스트볼은 좋은 먹잇감이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의하면 강정호는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 타율 4할4리였고, 장타율도 .702로 특급이었다. 또한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30타수 이상 봤던 타자들 중 타율이 4할8푼7리로 가장 높았다. 전문 3루수로 뛰는 것이 일찌감치 결정되어 파워를 강화하고 돌아온 이번 시즌에는 장타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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