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오랜만에 잠실 한 지붕 홈런왕 등장하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5.16 06: 15

두산의 새로운 4번타자 김재환(28)이 5월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영양가 높은 홈런을 또 날렸습니다.
김재환은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0-1로 뒤지고 있을 때 3회초 양훈을 상대로 투런 호머를 때려 5-3으로 이기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이날 기록은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하위타선에서 거포의 능력을 보여주던 4번 타자로 활약 중이던 오재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외국인 타자 에반스를 제치고 두산의 4번 타자 자리를 맡았습니다. 

이날 홈런 한 방으로 그의 올 시즌 홈런은 11개로 히메네스(LG)와 공동 선두에 나섰습니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26경기에 나와 타율 3할8푼6리 11홈런 31타점으로 빼어납니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은 3할7푼2리이고 득점권에서는 3할의 타율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홈런은 주자가 있을 경우 많아 영양가가 높습니다. 11개 중 8개가 주자가 루상에 있을 때 나왔습니다. 주자가 한 명 있을 때 4개, 2명 있을 때 3개, 만루 상황일 때 1개를 때려내 상대팀에게 공포감을 줄만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현상은 유희관이 등판했을 경우 11개 중 7개나 날려 특이합니다.
지난 10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유희관은 4⅓이닝 7실점으로 강판했지만, 김재환의 홈런 두 방 등으로 패전을 면했습니다.
15일 고척돔 넥센전에서도 유희관은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김재환이 역전 투런포를 때려 자신감을 갖고 피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일 LG전에서도 유희관이 등판한 날 홈런 2개를 날렸으며 지난달 22일 잠실 한화 전에서 쐐기 만루홈런을 때렸고, 28일 잠실 SK전에서는 9회말 끝내기 스리런을 날렸습니다.
그래서 유희관은 15일 경기가 끝난 뒤 "8회 타자들이 추가점수를 내줘 운 좋게 승리를 챙겼는데, 특히 (김)재환이가 내 등판 경기 때마다 홈런을 쳤다. 앞으로도 계속 잘 쳐주면 좋겠다"며 웃었습니다.
이날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선 김재환은 "홈런 순위는 의미가 없다. 팀 승리에만 집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재환과 히메네스가 홈런 선두에 나서 오랜만에 잠실 한 지붕에서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재 홈런 더비는 3위 최형우(삼성)이 10개, 테임즈(NC)와 정의윤(SK)이 9개씩으로 한두개 차이를 보여 어떻게 변할 지 미지수이지만 김재환과 히메네스의 홈런 페이스는 상당합니다.
김재환은 26경기서 11개, 히메네스는 33경기서 11개를 때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 시즌 각각 60개와 48개를 날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한 여름에 들어 타격감이 떨어지거나 부상으로 몇 경기라도 빠질 수도 있어이 같은 수치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어쨌든 두산이나 LG에서 홈런왕이 나올 확률은 큽니다.
좌우 펜스까지 100m, 한 가운데는 125m로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야구장은 홈런이 나오기 어려워 LG나 두산에서 홈런왕은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에서 홈런왕이 나온 사례는 프로야구 34년 역사상 단 두 번(1995년 OB 김상호 25개, 1998년 OB 타이론 우즈 42개)뿐이고 LG(전 MBC 청룡 포함)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7개)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2군의 배리본즈’로 불리우며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지만 1군에서는 제대로 힘을 못 썼습니다.
하지만 1군리그에 적응하기 시작한 183cm, 90kg의 김재환이 강한 하체힘과 손목힘으로 두산의 새로운 홈런왕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OSEN 편집고문
[사진]김재환-히메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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