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 이후 첫 실전 마운드에 선 류현진(29·LA 다저스)이 무난하게 첫 경기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감각을 찾으면서 구속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지난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매진했던 류현진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상위 싱글A팀인 란초 쿠카몽가 소속으로 인랜드 엠파이어와의 경기에 출전, 2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1회에는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삼진 2개를 잡아내는 등 후속타를 봉쇄한 끝에 실점하지 않았다. 2회에는 세 타자를 뜬공 하나와 내야 땅볼 2개로 요리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투구수는 22개였다. 가볍게 몸을 풀었고 특히 커브로 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빠른 공 구속은 대부분 82~85마일(132㎞~137㎞) 정도에 형성됐으며 최고 87마일(140㎞)이 스피드건에 찍혔다고 보도하는 언론도 있었다. 첫 등판이라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라디오 중계에 의하면 커브 구속은 70마일(112㎞) 아래였으나 삼진을 유도하는 등 위력을 발휘했다.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들이 예전의 구위를 멀쩡하게 간직한 채 돌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어깨 수술은 투수들의 경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류현진도 1년 넘는 재활 기간 중 그런 우려를 받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었고 스스로도 피나는 재활을 한 만큼 기대가 걸리는 부분도 있다.
이날 구속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몸 상태를 점검하는 차원의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단계라 세게 던질 이유도 없었다. 보통 첫 재활 등판의 경우는 70~80% 정도의 힘으로 던지기 마련이다. 실전 감각이 완벽하지 않아 몸이 반등하는 속도도 느릴 수밖에 없다.
이는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다. 경기에 계속 나서면서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오히려 이 정도 구속은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의 첫 등판치고는 괜찮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올라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고, 예전 구속의 근사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게 한다.
다만 앞으로의 복귀 시점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속은 재활 마무리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4일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진 류현진은 앞으로 3~4경기 정도 더 재활 등판에 임할 전망이다. 그 등판마다 구속이 서서히 올라오는 기미만 보인다면 성공이다. 어차피 최고 구속은 재활 경기가 아닌, MLB 무대에서 나올 것이 확실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날 첫 등판은 매우 성공적인 재활의 첫 발판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