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달성이요? 우리의 그랜드슬램은 아직도 진행 중 입니다."
유일하게 가지지 못했던 우승 타이틀인 MSI 우승 직후 가지고 있는 허탈감은 전혀 없었다. 한국 언론을 포함한 팬들이 흥분한 LOL 첫 그랜드슬램 달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한계를 정하기 보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면서 SK텔레콤 LOL팀의 드라마를 또 한 번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SK텔레콤 LOL팀은 그동안 여러번 팬들을 흥분시켰다. 롤챔스 첫 5회 우승은 물론 이거니와 두번의 롤드컵 우승에 MSI와 IEM 월드챔피언십까지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를 모두 휩쓸다 시피 하면서 최강의 위용을 확인했다.

그간의 과정을 올해만 되돌아 보면 전율을 느낄만한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서는 1라운드 종료 후 7위까지 곤두박질 쳤고, 이번 MSI 에서도 우승후보 0순위라는 말이 무색하게 충격의 4연패를 당하면서 날선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한 편의 성장드라마를 보듯 SK텔레콤은 위기를 벗어나는 정도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만들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번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목표를 모두 달성해 허탈하지 않냐"는 물음에 최병훈 SK텔레콤을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이번 MSI 우승에 대한 기쁨 보다는 서머 시즌도 우승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인터뷰 종료 후 다시 한 번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해 되묻자 최병훈 감독은 기록을 세웠다는 생각 보다는 지금도 그랜드슬램이라는 기록은 진행형 이라고 의미를 다시 정의 했다.
최병훈 감독은 "MSI 우승은 물론 기쁘다. 하지만 김정균 코치나 다른 선수들의 말처럼 중간 점검에서 '잘했다'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 작년 MSI서 EDG가 우승했을 때 '아마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싶은 정도다. 주변에서 그랜드슬램이라 달성이라고 많이들 해 주시는데 그랜드슬램 달성은 한 해에 다 우승해야 진짜 그랜드슬램 같아서 현재진형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이번 대회서 4연패를 빠져나올 수 있는 원동력을 묻자 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아울러 다가올 서머시즌에서 SK텔레콤이 활약까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답변이었다.
"분명 힘들었다. 다들 문제가 뭔지는 아니깐 바로 고쳐지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이번 우승은 다들 노력하고 고생한 결과다. 4연패 직후 나빴던 분위기 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열심히 할 때 마다 다들 잘 됐던 걸 모두가 기억해 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패배라는 상황에 힘을 잃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으려고 했다. 서머 시즌 역시 우리는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 달성이나 한계를 정하지 않은 SK텔레콤. 이럴 때는 그들의 앞으로 행보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 않을까?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