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 '강정호 플랜' 왜 지키지 않았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6 08: 10

피츠버그는 강정호(29·피츠버그)를 애지중지하고 있다. 큰 무릎 부상을 당했던 만큼, 올해는 최대한 관리를 하며 경기에 내보낸다는 생각이다.
닐 헌팅턴 단장의 구상부터가 확고했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복귀가 임박했던 당시 "이틀 선발, 하루는 교체로 투입하겠다"라고 밝혔다. 두 가지 복안이었다. 강정호의 몸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며 순조로운 적응을 돕겠다는 것이 첫 번째였다. 여기에 나머지 내야수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부차적인 계산도 있었다.
실제 강정호는 복귀 후 이 패턴을 지켰다. 그런데 그런 강정호가 16일(이하 한국시간) 선발 출전하면서 이 계획이 한 차례 깨졌다. 강정호는 14일부터 열린 이번 시카고 컵스와의 3연전 모두에 선발 출전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6일에는 벤치에서 출발, 교체로나 투입됐어야 했다.

이에 대해 클린트 허들 감독은 선수와의 충분한 사전 교감 끝에 나온 출전임을 강조했다. 허들 감독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라면서 예외적인 투입임을 강조하면서 "강정호와 대화 끝에 우리는 좋은 느낌을 받았고 (3연속 선발 출전에 대한)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강정호와의 상의 끝에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고 이에 코칭스태프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결정했다는 의미다. 코칭스태프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아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싹쓸이 위협에 몰린 팀 사정,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강정호도 출전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허들 감독은 이런 패턴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 앞으로도 강정호 플랜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정호의 상태에 따라 계획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는 있을 전망이다. 일단 17일 애틀랜타와의 홈경기에는 선발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강정호에 대한 피츠버그의 철저한 관리를 역설적으로 엿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출전이 큰 도움이 됐다. 강정호는 이날 7회 적시 2루타, 9회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이날 팀의 2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게릿 콜(피츠버그)과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의 팽팽한 투수전 흐름을 깬 선수가 바로 강정호로 콜과 함께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피츠버그의 강정호 투입은 적중한 셈이 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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