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경력 마지막 해임을 천명한 데이빗 오티스(41·보스턴)에 대한 구애가 시작됐다. 아직 건재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오티스가 은퇴하기는 이르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 언론인 ‘보스턴 글로브’,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오티스의 향후 거취에 대한 흥미를 보였다. 지난 1997년 MLB에 데뷔, 올해까지 20번째 MLB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오티스는 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보스턴은 아직 오티스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워낙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오티스는 16일까지 34경기에서 타율 3할2푼, 출루율 4할5리, 장타율 0.695, 10홈런, 33타점의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 1.101은 역대 최고 수치다. 오티스는 전 세계 40대 야구 선수 중 최고의 선수다.

이에 오티스가 경력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요지다. ‘보스턴 글로브’는 “존 헨리, 톰 워너, 데이브 돔브로프스키(보스턴 구단 수뇌부)는 올 시즌 어느 시점 오티스의 은퇴 번복에 대해 반드시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면서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지에서는 1년 계약을 체결해 2017년까지 뛰는 시나리오를 언급하고 있다. 오티스와 보스턴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오티스도 이 계약 종료에 맞춰 은퇴를 구상해왔다. 보스턴의 상징적인 선수로 타 팀 이적은 부담스럽고, 40세가 넘은 자신에게 올해 연봉 수준(1700만 달러)를 주면서 영입할 팀은 많지 않다는 계산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오티스로서는 올 시즌 종료 후가 은퇴의 적기였다.
그러나 보스턴이 1년 연장 계약안을 제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오티스도 충분히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스턴 글로브’는 1년 2000만 달러의 연봉이라는 구체적인 안도 제시했다. 이 정도면 오티스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망스러운 성적 끝에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파블로 산도발의 재기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티스만큼 확실한 카드는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15일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으로 MLB 역대 홈런 단독 22위에 오른 오티스는 이날 끝내기 안타까지 치며 영웅이 됐다. 이날 단타가 하나 빠진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한 오티스는 역대 최고령 ‘단타 없는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한 선수로 MLB 역사에 남았다.
오티스는 이날 소감을 묻기 위해 구름 같이 몰려든 취재진을 피해 일찍 클럽하우스를 빠져 나갔고 구단을 통해 “딸의 생일 파티에 늦어 빨리 가야 한다”라는 양해의 메시지를 남겼다. 보스턴, 그리고 오티스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흥미롭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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