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QS 제로’ 송승준, 롯데 고민 깊어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7 21: 48

송승준(36·롯데)이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5선발에 구멍이 뚫린 롯데로서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의 부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송승준은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5실점(3자책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송승준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6.86에서 7.13까지 올라갔다. 결국 팀 타선이 송승준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해 시즌 두 번째 패배(3-7 패)를 안았다.
실점과 자책점의 차이에서 보듯 수비도 이날 송승준을 도와주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송승준의 투구 내용 자체도 아직은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75개를 던진 송승준을 3회가 끝난 뒤 강판 시킨 측면에서도 롯데 벤치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주중 첫 경기라 불펜 소모는 되도록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 중 하나인 송승준이지만 구위 자체에 우려를 품기에는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구위가 한창 좋을 때보다 못했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제공 데이터에 따르면 송승준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1.2㎞였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140㎞ 초·중반 정도의 구속은 보여줬다. 제구가 나쁜 투수는 아니라 여기에 떨어지는 포크볼을 섞어 위력을 배가시켰다.
하지만 올해는 기본적으로 빠른 공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송승준의 올 시즌 평균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이날 경기 전까지 139.5㎞다. 지난해보다 2㎞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도 구속은 회복되지 않았다. SK 구단 전력 분석 자료에서는 최고 143㎞, KBO 분석 자료에서는 142㎞가 최고였다. 여기에 이날은 제구까지 좋지 않아 크게 고전했다.
빠른 공 구속을 구위의 절대적인 잣대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투구수가 50개 이상이 된 3회 구속은 고개를 갸웃거릴 만했다. 3회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공은 141㎞였고, 전체 17개의 포심 중 140㎞를 넘긴 공은 딱 2개였다. 대부분이 137~139㎞에 형성됐다. 마지막 타자 김성현에게 던진 빠른 공 세 개는 137㎞, 138㎞, 136㎞였다. 2회까지는 140㎞를 대부분 상회했지만 3회부터 구속이 뚝 떨어진 공은 SK 타자들의 좋은 공략 대상이 됐다.
송승준은 선발투수다. 5회 이상,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하는 보직이다. 하지만 숫자는 아직 송승준의 컨디션이 덜 올라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계속 나아질 여지가 있는 일시적인 문제일지, 아니면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는 좀 더 살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은 그 자체로도 롯데를 고민에 빠뜨릴 요소가 될 수 있다.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기도 계속 늘어나 불펜 부담도 커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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