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2이닝 65구’ 보우덴, 투혼-수비로 만든 QS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17 21: 44

최악의 조건에서 6이닝 2실점 QS
수비 능력과 투혼 곁들여진 6번째 승리
 초반 투구 수가 많았던 마이클 보우덴(30, 두산 베어스)이 수비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을 구했다.

보우덴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하고 팀의 4-3 승리 속에 승리투수(6승 1패)가 됐다. 2회초까지 1실점하고 65개의 공을 던질 때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시나리오였다.
유일한 실점이 있었던 2회초에는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기도 벅찼다. 선두 이범호와 서동욱을 상대로 각각 7개의 공을 던진 보우덴은 둘을 연속안타로 출루시켜 무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후속타자 김호령에게 10개의 공을 더 던지고 나서야 정수빈의 호수비로 첫 아웃카운트를 수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녹록치는 않았다. 백용환과의 11구 승부는 볼넷으로 끝나 상황은 만루로 변했고, 강한울과도 풀카운트까지 간 끝에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첫 실점이 나왔다. 이후 공 10개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지만 2회초를 마친 보우덴의 투구 수는 65개였다.
100개까지 35구밖에 남지 않았기에 5이닝만 채워도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는 6회초까지 책임졌다. 108개를 던진 뒤에도 7회초 올라와 무사 1, 3루 위기를 만든 것이 흠이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것만 해도 대성공이었다.
3회초부터 경제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본인의 훌륭한 수비도 포함되어 있었다. 4회초 선두타자 김호령의 내야안타는 불운이었지만, 보우덴은 다음 타자 백용환의 번트를 병살타로 바꿨다. 몸쪽 높은 코스의 공에 백용환이 방망이를 갖다댔지만 투수 방면으로 비교적 빠르게 갔고, 보우덴은 이를 잡아 고민하지 않고 2루에 던져 1-6-3 병살타를 완성했다. 강한울의 타구까지 직접 잡아 이닝을 끝낸 그는 확실히 공을 아낄 수 있었다.
보우덴은 투구 후 몸이 한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는 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번트를 비롯해 자신에게 가까운 타구가 나오면 빠르게 달려나가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성향도 보인다. 이날 스스로의 능력으로 만든 병살타도 우연이 아니었다.
투혼 역시 돋보였다. 보우덴은 이날 총 114구로 피칭을 마쳤고, 이는 그의 한 경기 최다 투구 기록이었다. 이전 기록인 104개(4월 12일 대전 한화전)보다 10개나 많았다. 일반적으로 화요일 선발은 일요일에도 던져야 하기에 4일 휴식 후 등판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자신이 끌어줄 수 있는 만큼 마운드에서 버텼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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