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미드필더로 출전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로 2016을 준비하고 있는 잉글랜드로서는 호재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은 다음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 2016을 대비하는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루니도 포함됐다. 루니는 해리 케인(토트넘), 다니엣 스터릿지(리버풀),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루니는 공격수와 거리가 멀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는 루니를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다. 18일 본머스와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도 루니는 중원에 배치돼 최전방의 래쉬포드, 측면의 앙토니 마르시알, 후안 마타를 지원했다.

단순히 포지션이 바뀐 것이 아니다. 중원에 배치된 루니의 존재감은 매우 뚜렷하다. 본머스전에서도 루니는 긴 패스와 짧은 패스를 혼합해 맨유 공격진에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후반 29분 나온 래쉬포드의 득점도 루니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후반 42분 터진 애슐리 영의 쐐기골은 루니가 직접 패스해 골이 나오게 했다.
그렇다고 득점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루니는 맨유가 본머스의 골문을 열지 못해 고전하자, 전반 43분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박스 왼쪽을 돌파한 마르시알이 내준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해 본머스의 골망을 갈랐다. 루니의 골로 포문을 열은 맨유는 이후 2골을 더 뽑아내 3-1 완승을 신고했다.
루니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8골 6도움으로 마쳤다.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은 공격 포인트다. 전방에서의 활동략은 줄었지만, 문전에서의 골감각은 여전했다. 여전한 축구 센스에서 나오는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는 전방 공격진에 큰 도움이 됐다. 루니가 공격수로도, 미드필더로도 쓸모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현재의 루니는 잉글랜드가 기용하기에 애매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그라운드에서의 판단력, 큰 대회에서의 활약은 무시할 수 없다. 케인과 바디의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루니 만큼 믿을 선수가 없다. 또한 급박할 때 중원에서의 판단력도 다른 선수들 이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몫을 해줄 루니의 존재는 잉글랜드의 호재다. /sportsher@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