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완투패' 린드블럼, 만루포에 울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8 21: 15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던 조쉬 린드블럼(29·롯데)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최승준(28·SK)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최승준의 대타 만루포가 린드블럼의 반등세에 발목을 붙잡았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초반 KBO 리그에서 가장 의외의 성적을 내는 선수였다. 나쁜 쪽으로 그랬다. 4월 6경기에서 1승4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7.4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리그 최다 이닝(210이닝)을 던지며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냈던 린드블럼의 시즌 초반 부진은 곧바로 롯데 전력의 타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악몽의 4월이 끝나고 5월이 시작되자 린드블럼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서 7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 발판을 마련한 린드블럼은 직전 등판인 12일 사직 넥센전에서는 6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탈삼진은 무려 10개였다. 몸이 풀리면서 구속이 올라가고 특유의 힘 있는 피칭을 되찾았다는 평가였다.

상승세는 18일 인천 SK전, 정확히 이야기하면 6회까지 이어졌다. 경기 초반부터 150㎞을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진 린드블럼은 SK 타선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빠른 공, 슬라이더, 포크볼 패턴으로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손쉽게 유인했다. 4회 선두 조동화에게 좌전안타를 맞기 전까지는 퍼펙트 행진이었다. 그마저도 박재상의 타구를 자신이 껑충 뛰어 직접 잡아내며 병살타로 유도, 실점을 막았다.
비록 2-0으로 앞선 6회 첫 볼넷과 연속 안타를 맞아 1실점, 완봉승에 대한 기대는 날아갔지만 린드블럼은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계속 지켰다. 살얼음 리드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7회 복병이 등장했다. 린드블럼은 선두 정의윤에게 중전안타, 이어 박정권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여기서 고메즈가 기습번트를 댔고 코스가 절묘하게 흘러가며 무사 만루가 됐다. 롯데 벤치는 마운드에 올라 린드블럼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하지만 교체까지는 가지 않았다. 투구수, 에이스에 대한 믿음 등이 모두 고려된 것으로 보였다. 
여기서 SK는 대타 최승준을 냈다. 정확도는 아직 미지수지만 장타력이 있는 만큼 희생플라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그런데 최승준은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내며 린드블럼을 허무하게 했다.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간 최승준은 린드블럼이 초구 135㎞짜리 슬라이더를 던지자 이를 자신있게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대타 만루포. 린드블럼의 반등이 미완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린드블럼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타선은 린드블럼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했다. 결국 102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5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아쉬운 완투패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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