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우익수로 나선 나지완(31, KIA 타이거즈)이 중대한 수비 실수로 경기 흐름을 내줬다.
나지완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팀의 우익수(4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나지완이 우익수로 선발 기용된 것은 지난해 4월 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390일 만의 일이었다.
다른 선수에 비해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나지완을 우익수로 쓰기엔 수비 부담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태 감독은 좌완인 상대 선발 장원준을 맞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서동욱을 제외하면 전원 우타자였다.

하지만 이 결정은 KIA에 엄청난 대가를 안겼다. 나지완이 타석에서 팀에 도움을 준 것보다 우익수로 수비를 하며 두산에 내준 것이 더 많았다. 놓친 타구 2개와 관계된 점수만 3점이었다. 타석에서 만든 결과로는 만회하기 쉽지 않았다.
첫 번째 보이지 않는 실수는 3회말에 나왔다. 팀이 0-3으로 뒤지던 3회말 2사 1, 3루에 오재일은 외야 우측으로 타구를 띄웠다. 나지완이 다소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보는 이들도 정확한 낙구지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나지완이 만세를 부르는 사이 공은 글러브와 먼 곳에 떨어졌고, 이는 오재일의 2타점 3루타가 됐다.
0-5에서 김주형의 투런홈런과 황대인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따라붙은 뒤에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 때문에 점수를 헌납했다. 5회말 선두 민병헌 타구가 외야 우측으로 갔을 때도 나지완은 첫 스텝이 좋지 못했고, 타구와는 다른 방향을 향했다. 뒤늦게 쫓아가봤지만 펜스에 부딪히는 동안 공은 반대 방향으로 멀리 도망가 또 3루타가 됐다. 6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플레이였다.
선발 정용운이 개인 최다 이닝(4⅔이닝)과 투구 수(90개)를 기록할 정도로 마운드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 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지완의 수비는 마운드 위의 투수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두 번의 치명적인 플레이가 실책으로 남지 않은 대신 정용운의 실점으로 새겨졌다.
이날 네 번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은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을 했다. 하지만 방망이를 놓고 글러브를 끼었을 때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KIA는 5-15로 패하며 5연승 뒤 2연패에 빠졌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