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긴 장원준, 그를 살린 3개의 병살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18 21: 56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이 3개의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장원준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볼넷 3실점했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그는 팀의 15-5 승리 속에 시즌 5승(2패)째를 올렸다.
경기 초반 허리가 좋지 않은 듯 손으로 만지는 것이 보였고,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체크하기도 했지만 잠시 쉰 뒤 투구를 지속한 장원준은 무실점을 이어갔다. 4회초까지는 KIA 타선에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피칭이 이어졌다.

유일하게 실점이 발생한 이닝은 5회초였다. 팀이 5-0으로 앞서고 있던 5회초 선두 서동욱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장원준은 가운데 펜스를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넘긴 김주형의 투런홈런과 좌측 펜스를 넘어간 황대인의 백투백 홈런으로 인해 순식간에 3실점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물러나는 시점까지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6회초에는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88구만 던진 그를 벤치에서 윤명준으로 교체해줬고, 윤명준이 황대인을 유격수 땅볼 처리해 이닝을 마치며 3실점에서 멈췄다.
이날 장원준의 투구에서 주목할 점은 KIA의 득점 길목을 병살타로 막아섰다는 점이다. 그는 마운드에 오른 여섯 번의 이닝 동안 병살타를 3번이나 유도했다. 주자가 있을 때 적절한 땅볼 유도로 수차례 위기를 벗어나거나 수세에 몰리는 일을 방지한 그는 제구가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퀄리티스타트(QS)에 버금가는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병살타가 나온 흐름도 좋았다. 1회초 무사 1루에서는 김호령의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선취점 허용을 막았고, 6-3으로 추격당하던 6회초 무사 1루에서 풀카운트에 바깥쪽 커브로 이범호를 3루 땅볼 유도해 병살로 엮은 것도 장원준에겐 도움이 됐다. 이에 앞서 5-0으로 리드하던 4회초 1사 1, 3루에서 이범호를 5-4-3 병살로 잡아낸 것 역시 KIA 공격의 맥을 끊는 공이었다.
장원준은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의외의 볼 배합을 가져가며 살아남았다. 88구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은 31개에 불과했다. 변화구 중에서는 체인지업이 26개로 가장 많았는데, KIA의 선발 라인업이 서동욱을 제외하고는 우타자 일변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부분이다. 장원준은 슬라이더(21개)의 바깥쪽 제구에 신경을 썼고, 타이밍을 빼앗기 위한 커브(10개)도 곁들였다.
재미있는 점은 3개의 병살타 중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나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김호령은 2B에서, 이범호는 4회초와 6회초 각각 1B와 3B-2S에서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다.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와야 하는 공이 타자의 생각과 맞지 않았고, 이것이 공격 측에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장원준-양의지 배터리가 선택한 볼 배합의 성공이기도 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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