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이 시작되자 한국의 메디컬 스태프와 들것을 나르는 지원 스태프는 계속 그라운드를 오갔다. 체력이 방전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계속 쓰러지는 되는 바람에 쉴 틈이 없었다.
지난 1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2016 수원 JS컵 19세 이하(U-19) 국제축구대회' 1차전에서 한국은 1-1로 비겼다. 한국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적인 면에서는 개인기가 뛰어난 브라질 선수들의 공격을 잘 막았지만, 공격에서는 동점골 외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아쉬운 모습만 계속 나왔다.
전술 문제가 아니다.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전반전 동안 어느 정도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후반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로 선수들이 계속 쓰러졌다. 안익수 감독은 선수 교체로 전술적인 변화를 꾀할 틈이 없었다. 근육 경련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교체하느라 바빴다.

선수들이 90분을 소화할 몸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U-19 대표팀은 프로에 막 입단한 선수들과 대학교 1학년들로 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프로는 물론 대학에서도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벤치에서만 대기하던 선수들인 만큼 대표팀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은 건 당연했다. 무엇보다 체력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
안 감독은 "한찬희(전남)와 우찬양(포항), 김시우(광주)는 소속팀이 R리그에 참여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찬희는 2경기, 우찬양, 김시우는 입단 이후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신찬우(연세대)의 경우 30분 정도만 출전을 보장 받고 있다. 경기 감각과 컨디션 저하는 우리 팀에 물음표로 남아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근육 경련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로 무언가를 시도할 수는 없었다. 후반 중반에는 선수들이 대거 그라운드를 떠나는 바람에 골키퍼까지 8명만 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안익수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펼치는 것은 무리였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대표팀에서 마련할 수 있는 대비책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안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으로만 해결이 될 수 있다. 대표팀에서의 짧은 소집으로는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소속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안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대학축구연맹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좋은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당장 이번 대회가 문제다. 선수들 대부분이 1차전을 치르고 녹초가 됐다. 이번 대회는 일정이 빡빡하다. 휴식 기간은 단 하루다. 오는 20일 프랑스와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안익수 감독도 걱정을 하고 있다. 그는 "정말 고민이다. 이틀 정도의 휴식이면 좋지만 하루밖에 못 쉰다"며 "소속팀에서 90분을 소화하면 하루만 쉬어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많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