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기자에게 장타 가뭄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이승엽은 개인 통산 5차례 홈런왕 등극, KBO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 최소 경기 및 최연소 300홈런, 개인 통산 400홈런 달성 등 홈런 타자의 대명사로 불린다.
또한 올해부터 삼성의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가 국내 최초 팔각형 구조의 야구장으로 기존 구장과 달리 홈에서 외야 좌중간 및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대구 시민야구장보다 5m 정도 짧아 장타 생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74홈런을 합작했던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가 떠난 가운데 이승엽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삼성은 이승엽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승엽의 바람과는 달리 장타가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수 밖에.
이승엽이 모처럼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지난해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포항구장에서 시즌 4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승엽은 18일 한화와의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전날 멀티 히트를 달성하며 방망이 예열을 마친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1회 1사 1,2루서 한화 선발 김용주의 4구째 직구(137km)를 그대로 잡아 당겨 우측 펜스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15m.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19일 만의 대포 가동.
류중일 감독은 늘 말한다. "이승엽이 쳐주면 쉽게 간다. 이승엽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매우 크다"고.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승엽이 시즌 4호 우월 3점 아치를 터뜨리며 한화 격파에 앞장 섰다. 올 시즌 한화만 만나면 꼬였던 삼성은 3승 2패로 열세를 우세로 바꿔 놓았다. 이승엽의 한 방이 컸다.
이승엽은 경기 후 "무엇보다 팀이 오늘 경기를 이기게 된 점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첫 타석에는 안타를 쳤었고 계속해서 칠 수 있어야 했는데 생각만큼 감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빨리 타격감을 되찾아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포항은 워낙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최근 타격감에 비해 더 좋은 기운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what@osen.co.kr
[사진] 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