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윤-최형우, 타점왕 레이스 본격 점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9 06: 38

정의윤 독주에 최형우 맹렬 추격전
두 선수 모두 역대 최다 페이스 ‘흥미’
역시 독주는 없었다. 리그 타점 레이스가 2파전으로 다시 불붙었다. 정의윤(30·SK)이 멀찌감치 앞서 나갔지만 어느새 최형우(33·삼성)가 바짝 따라 붙으며 상향등을 깜빡거리고 있다.

정의윤과 최형우는 올 시즌 타점 부문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정의윤이 44타점으로 1위, 최형우가 42타점으로 2위다. 한때 정의윤이 압도적인 페이스를 선보이며 이 부문을 독주했다. 그러나 정의윤의 최근 페이스가 다소 주춤한 사이 최형우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리그에서 40타점 이상을 기록 중인 이는 두 선수뿐이다. 모두 경기당 1타점이 넘는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다른 선수들이 이 레이스에 끼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3위권까지는 아직 10타점 정도로 차이가 적지 않은 편이다. 그만큼 두 선수의 기세가 엄청나다. 전체적인 공격 지표에서 허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
정의윤은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9홈런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595, OPS(출루율+장타율)은 0.956에 이른다. 표면적인 성적은 타율 3할4푼5리, OPS 1.092를 기록 중인 최형우에 비해 약간 뒤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회에 강하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4할, 득점권 타율이 4할5푼5리, 타점 생산의 결정적 기회인 만루에서는 타율이 무려 7할1푼4리다. 주자만 있으면 눈이 더 커진다.
최형우 또한 만만치 않은 성적이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율이 2할6푼9리지만 주자만 나가면 4할1푼3리로 확 뛴다. 득점권에서는 4할4리, 만루에서는 6할로 역시 흠잡을 곳이 없는 성적이다. 좌완을 상대로도 3할8푼6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어 상대 벤치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2011년 118타점을 기록해 타점왕을 한 차례 차지해본 경험이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은 지난해 123타점이다. 최형우 앞에 위치하는 선수들의 타율도 정의윤보다는 비교적 나은 편이다. 개인적 기량만 잘 유지한다면 가장 강력한 타점왕 후보가 될 수 있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100억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확실하게 과시 중이라 동기부여도 강하다.
정의윤은 최형우에 비하면 풀타임을 소화한 경력이 짧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기부터 보여주고 있는 상승세만 놓고 보면 최형우에 밀릴 것이 전혀 없다. 올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죄다 경신할 것이 유력시된다. 3번 타순에 위치한 최정,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이명기의 타격 컨디션이 살아난다면 정의윤의 타점 추가 페이스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타점 부문은 지금은 미국에 있는 박병호(30·미네소타)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연패를 내달렸다. 반드시 주인은 바뀌게 되어 있다. 그리고 두 선수의 현재 타점 페이스는 지난해 박병호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146타점)을 뛰어 넘는다. 선의의 레이스가 어떤 기록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두 선수의 경쟁에 합류할 선수가 있을지도 흥미롭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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