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실투 하나가 팀에 미칠 영향, 그리고 팀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SK전 루징 시리즈가 확정됐다.
이날 롯데는 에이스인 조쉬 린드블럼이 SK 김광현과 ‘에이스 빅뱅’을 펼쳤다. 하지만 롯데가 2회초 김광현을 두들겨 2점을 먼저 뽑아 주도권을 쥐었다. 린드블럼은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아냈다. 4회 선두타자 조동화에 첫 안타를 내주기도 했지만 SK의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6회말 조동화에 적시타를 허용해 1실점 했지만 투구 수는 여전히 73개에 불과했다. 완투 페이스였다. 그만큼 린드블럼은 위력적이었다. 7회초에는 김문호가 3-1로 달아나는 적시타까지 뽑아내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7회말, 실투 단 하나가 린드블럼과 롯데의 처지를 뒤바꿔 놓았다. 정의윤 박정권의 연속 안타, 헥터 고메즈에 기습 번트 안타까지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대타 최승준에게 던진 초구, 가운데로 몰린 135km 슬라이더 실투가 린드블럼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최승준에게 역전 만루포를 허용해 3-5로 역전됐다. 린드블럼은 8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졌지만 5실점 완투패를 면하지 못했다. 너무 순항했었기에 역전패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전날(17일) 3-7의 패배를 당한 뒤 에이스 린드블럼의 역투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었던 롯데였다. 하지만 린드블럼의 실투 하나가 모든 걸 바꿔놓았다. 만약 경기가 승리로 마무리 됐다면 린드블럼은 시즌 첫 3연승으로 초반 부진을 딛고 안정세로 접어들 수 있었다. 팀은 지난 주말 삼성 3연전 위닝 시리즈의 기세를 이어 다시 5할 승률로 가는 거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패전을 안았고 팀은 다시 5할 승률과 멀어졌다.
사실 롯데는 이후가 문제다. 19일 선발 투수로 좌완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가 선발 등판한다. 하지만 SK 선발 역시 만만치 않은 메릴 켈리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린드블럼의 완투패에 롯데는 스윕 위기까지 몰렸다.
그리고 20~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선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롯데는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먼저 앞서는 선발 카드를 들고 나온다. 조원우 감독은 18일 SK전에 앞서 “주말 두산 3연전 선발 투수는 김원중 박세웅 박진형을 등판시킬 계획이다”고 일찌감치 공표했다.
21일 선발 등판하는 박세웅(4승2패 ERA 4.17)을 제외하곤 모두 선발로서 물음표가 가시지 않는 카드들이다. 김원중은 지난 4월12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2피안타 6볼넷 3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다시 진행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5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97.
22일 선발로 내정된 박진형의 경우 데뷔 첫 선발 등판이다. 올해 불펜에서 13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호투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17일 경기에서는 선발 송승준이 무너진 뒤 올라와 3⅔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긴 이닝 소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불펜과 선발의 경험은 다르다.
린드블럼의 실투 이후 이번 주 롯데의 운명 자체가 먹구름이 끼어버린 셈이 됐다. 이번 주 남은 4경기에서 모두 롯데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통한의 역전패까지 당했다. 흐름이 좋게 이어질 리가 없다. 자칫 지난 4월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당한 6연패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과연 롯데의 이번 주 롯데의 운명은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