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호 외국인 교체가 확정됐다. 삼성이 가장 먼저 칼을 뽑아든 가운데 부진한 외국인을 둘러싼 각 팀의 계산도 분주해지고 있다. 5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18일 팔꿈치 통증 및 기량 미달로 방출이 확정된 콜린 벨레스터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로 아놀드 레온과 총액 50만 달러(약 5억9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 첫 외국인 교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던 벨레스터는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8.03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3할9푼2리에 이르는 피안타율, 무려 2.59까지 치솟은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모든 외국인들이 성공할 수는 없다. KBO 리그의 수준이 높아진 지금은 더 그렇다. 한 시즌에도 몇 명씩 외국인들이 중도에 교체되곤 한다. 벨레스터 외에도 부진한 모습으로 구단의 속을 썩이는 선수들이 몇몇 더 있다. 조속한 시간 내에 반등하지 못한다면 이들의 교체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시점 상으로도 그렇다. 외국인 선수들은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부진해도 한 달 정도는 지켜본다. 하지만 두 달 이상 부진이 이어진다면 더 기다리기는 힘들다. 또 5월에서 6월 사이는 각 구단 외국인 담당자들이 한 차례씩 현지 시찰을 하는 시기다. 꼭 교체가 아니더라도 외국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장 유력한 다음 후보는 현재 성적 부진으로 2군에 가 있는 알렉스 마에스트리(한화)다. 시간에 쫓겨 영입한 마에스트리는 2000만 엔에 계약을 맺었다. 한화로서는 교체의 부담이 크지 않다. 최하위에 추락해 있는 팀 성적, 완전히 무너진 선발진을 고려하면 교체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현장에서는 벨레스터에 이은 ‘교체 1순위’로 보고 있다. 대안의 수준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그 외 부진한 선수들은 아직 교체가 구체적인 단계를 밟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5월 말까지의 성적이 퇴출 여부를 가늠할 가능성이 있다. SK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는 18일까지 타율이 2할1푼7리로 처져 있다. 장타력은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드러났다. 이미 교체카드 한 장을 쓴 삼성은 아롬 발디리스나 앨런 웹스터가 두 번째 퇴출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금전적인 부담이 크고, 외국인 교체 한도를 일찌감치 소진한다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미 확실한 실적을 보여줬지만 성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안전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있다. 짐 아두치(롯데), 앤디 마르테(kt), 재크 스튜어트(NC)와 같은 선수들은 올 시즌 성적이 예년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물론 이들은 신입 외국인들에 비해서는 좀 더 인내의 시간이 길 전망이다. 각 구단도 시간을 가지고 반등을 기다린다는 생각을 밝히고 있다. 다만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100% 신분 보장을 할 수는 없다.
한편 부상이 있는 몇몇 선수들도 구단의 머리를 아프게 할 수 있다. 시즌이 서서히 중반에 접어들고 있어 한 달 이상의 부상을 당하는 경우 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발디리스-마에스트리-고메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