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등판해 QS 3회로 호투
토종 선발 1승의 유일한 희망
kt 위즈 좌완 투수 정대현(25)은 팀 토종 선발진의 자존심이다.

정대현은 지난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하지만 kt 타선은 2득점 지원에 그치며 정대현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올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5.40의 기록. 토종 선발 투수 중 가장 앞서는 모습으로 희망을 남겼다.
올 시즌 kt 선발진은 부진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3명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요한 피노가 햄스트링 부분 파열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해 있다. 60m 롱 토스를 소화하며 이제 막 재활의 기지개를 편 상황. 믿었던 선발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도 최근 3경기 연속 부진하며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슈가 레이 마리몬만이 외국인 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kt로선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있어야 한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3명을 활용한 이유 역시 젊은 투수들의 점진적인 성장을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kt 토종 선발 투수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엄상백, 주권이 나란히 5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올해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정성곤 역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4패의 기록. 올해 토종 투수들 중 1승은 정대현의 손에서 나왔다.
그만큼 1군 경험이 많았던 정대현이다. 정대현은 올 시즌을 제외하고도 1군 89경기에 등판했다. 지난해에는 30경기에 등판해 5승 11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에 접어들어 kt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대현의 호투가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했지만 정대현이 점차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역시 토종 선발 투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정대현은 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따냈다.
비교적 제 몫을 해줬다는 증거였다. 정대현은 18일 수원 LG전에서 6⅔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했다. 1회 채은성에게 선제 3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실점은 없었다. 오히려 장점인 완급 조절을 살려 7회 2사까지 버티는 모습이었다. 다만 타선의 득점 지원이 아쉬울 뿐이었다. 평소 kt 타선이었다면 정대현은 시즌 2승도 따낼 수 있었던 상황. 정대현은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7회에도 등판했고 100개가 넘는 투구 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kt의 젊은 투수들은 아직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대현이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토종 선발 투수 중에도 기본적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해줄 투수가 필요하기 때문. 정대현이 이날 호투로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이제 토종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일만 남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