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오디션 개최’ 롯데, 위기가 기회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9 07: 04

송승준 부상 이탈… 선발 두 자리 구멍
신예 기회 부여, 장기적 흐름 만들까
한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에 구멍이 뚫렸다. 이에 롯데는 불가피하게 시즌 중 선발 오디션을 연다. 중대한 위기라면 위기다. 하지만 기회를 잡은 젊은 투수들이 심사위원들의 합격점을 받는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롯데는 18일 베테랑 선발 자원인 송승준(36)을 1군에서 말소했다. 송승준은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5실점(3자책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구속이 130㎞대 중반까지 처지는 등 이상 징후를 보여 현장의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것도 사실. 결국 오른 어깨에 통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승준의 어깨 통증은 이날 경기에서 갑자기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큰 문제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조원우 롯데 감독은 확실한 해답을 얻기 위해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 좀 더 정밀 검사를 해보고 보강할 부분이 있다면 보강해서 1군에 올린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적어도 열흘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빈다. 적어도 1번, 많으면 2번 이상 대체 선발이 들어가야 한다.
롯데는 고원준이 부진했던 5선발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가장 먼저 대체자 호칭을 얻었던 이성민은 최근 2경기 부진으로 탈락했다. 엎친 데 덮쳤다. 이에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열릴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 임시 선발 두 명을 투입한다. 조원우 감독은 18일 인천 SK전에 앞서 “김원중 박세웅 박진형이 차례로 선발 등판한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미 확실히 결정된 상황으로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문제로 판단한 듯 했다.
이 중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박세웅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선수는 아직 물음표 투성이다. 김원중(23)과 박진형(22)은 고교 시절 높은 평가를 받은 재목, 구단이 주목하는 젊은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 선발 경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얼마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가 리그 선두 두산이라는 점에서 압박감도 상당하다.
김원중은 지난 4월 12일 LG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경험이 있다. 다만 3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내주며 제구에 문제를 드러낸 끝에 3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첫 번째 오디션은 불합격이었던 셈이다. 최근 성적도 기복이 있다. 다만 조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진형은 통산 선발 등판이 한 차례도 없다. 그러나 최근 불펜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치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롯데는 SK와의 인천 원정에서 열세 3연전이 확정됐다. 여기에 주말에는 두산과 만나 부담이 크다. 하지만 여기서 두 젊은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장기적으로는 마운드 운영에 상당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위기의 이면에는 항상 기회라는 단어가 있다. 두 선수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지, 조원우 감독의 선택은 적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원중(왼쪽)-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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