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대 기록’ 커쇼, 쿠팩스도 넘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9 06: 37

첫 선발 250경기서 나란히 119승
ERA-탈삼진은 오히려 커쇼가 앞서
LA 다저스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28)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다저스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전설적인 투수 중 하나인 샌디 쿠팩스와도 비교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지금까지의 기록만 놓고 보면 그렇다.

커쇼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첫 대기록을 썼다. 커쇼는 이날 8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어 시즌 6번째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팀 프랜차이즈 역사를 새로 썼다.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들은 커쇼 이전에도 몇몇이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특이할 만한 사항은 그 6경기에서 1개가 넘는 볼넷을 허용한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4월 22일 애틀랜타와의 경기, 5월 13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각각 볼넷 1개를 내준 것이 전부였다. 이는 MLB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기록이다.
최근에는 탈삼진 능력과 볼넷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K%-BB%’ 통계도 유행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 기간 커쇼가 보여준 구위는 말 그대로 괴력이라고 할 만하다. 첫 두 자릿수 승수(13승)를 달성한 2010년 이래,커쇼의 성적은 딱 200경기에서 107승44패 평균자책점 2.21이다. 7년의 시간 동안 이렇게 압도적인 기록을 낸 투수는 21세기 들어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커쇼는 이제 쿠팩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경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쿠팩스는 다저스 프랜차이즈의 투수들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전설적인 대투수다. 1955년부터 1966년까지 뛰며 397경기(선발 314경기)에서 165승87패 평균자책점 2.76, 2396탈삼진을 기록했다. 1972년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다저스의 그 어떤 투수로 쿠팩스와 비교되지는 못했다. 그만큼 쿠팩스가 남긴 기록이 엄청났고, 그런 이미지로 한동안은 범접할 수도 없었던 투수로 각인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첫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250경기의 성적을 보면 커쇼도 쿠팩스에게 밀릴 것이 별로 없다. 같은 좌완이라는 점까지 흡사해 앞으로도 좋은 비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250번의 선발 등판에서 쿠팩스는 119승7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커쇼는 쿠팩스와 같은 119번의 승리를 거뒀지만 패전은 57번으로 더 적다.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2.40으로 오히려 쿠팩스를 앞선다. 탈삼진에서도 1823개로 1746개를 기록한 쿠팩스보다 더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쿠팩스가 완투(95경기)에서 커쇼(23경기)를 압도하고 있지만 시대적 차이는 감안해야 한다.
쿠팩스의 기록은 더 쌓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커쇼는 앞으로도 뛸 날이 한참 남아있다. 아직 20대 후반이고, 최소 4~5년 정도는 더 전성기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쿠팩스는 다저스를 넘어 MLB 역사적으로도 최고의 좌완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커쇼의 경력이 끝날 때는 MLB 역사에 한 페이지가 새롭게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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