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끝없는 추락, 과연 감독 부재 때문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9 06: 27

한화, 김성근 감독 부재시 1승10패  
부재 이전부터 팀은 추락 중이었다
한화의 끝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감독이 자리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 5일 문학 SK전부터 김광수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성근 감독이 이날 긴급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운 것이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 감독은 지난 15일 퇴원했지만, 이번 주까지는 자택에서 요양을 한다. 완벽한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지금은 몸을 추스르는 단계. 
그러나 한 번 시작된 페넌트레이스 일정에는 쉼표가 없다. 한화는 김 감독이 허리 수술과 재활을 하는 와중에도 계속 경기를 하고 있다. 어느덧 김광수 수석코치 체제에서 11경기를 치렀는데 결과는 참담하다. 1승10패로 승패 마진이 '-9'에 달한다. 5연패를 힘겹게 끊은 뒤 다시 6연패 늪에 빠지며 최하위 자리가 거의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 
한화는 김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한 지난 4일까지 마지막 7경기에서 5승2패로 반등 기미를 보였다. 8승18패로 최하위였지만 시즌을 포기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병상에 있는 사이 팀 성적은 9승28패로 승패 마진이 '-19'까지 떨어졌다. 이제 웬만해선 탈꼴찌도 쉽지 않아졌다. 
결과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오자 감독 부재의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해석이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 부재가 한화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김 감독이 정상적으로 팀을 이끌었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더 나은 성적을 냈을지는 쉽게 예측이 안 된다. 
한화는 김 감독이 자리를 비운 뒤에도 특유의 팀 스타일을 잃지 않았다. 김광수 수석코치 체제에서 11경기 동안 8번이나 선발투수들이 5회를 못 채우고 일찍 내려갔다. 선발 퀵후크는 4번 있었고, 경기당 평균 3.8명의 구원투수를 투입했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합류했지만, 이 기간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9.39로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수준으로 무너졌다.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태양과 로저스만이 3경기와 2경기 등판했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돌려막기 식으로 투입됐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무려 9.95. 여기에 박정진(13.50) 윤규진(9.82) 권혁(8.53) 송창식(5.06) 모두 높은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불펜까지 무너졌다. 이렇게 투수들이 무너졌는데 김 감독이 있다고 해서 얼마나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임시로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광수 코치가 수습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감독이 와병으로 자리를 비운 사례는 이전에도 한 차례 있었다. 지난 1997년 6월28일 삼성은 백인천 감독이 고혈압 및 뇌출혈로 쓰러지자 조창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백 감독이 자리를 비우기 전까지 삼성의 성적은 30승22패4무 승률 5할7푼1리로 3위. 백 감독이 8월1일 복귀할 때까지 조창수 임시 감독대행 체제 삼성은 12승10패1무(.543)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가갔다. 당시 삼성은 백인천 감독의 과감한 팀 리빌딩으로 화끈한 공격야구를 했고, 자리를 비웠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러 한화도 감독의 건강 이상으로 임시 감독대행 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성적은 극악이다. 1997년 삼성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야구는 감독이 잘 다져놓은 틀에서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감독이 없어도 그 팀의 전력과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느냐에 따라 성적이 난다. 지금 한화는 시즌 전 선수 관리와 세팅부터 완전히 실패했고, 김 감독이 자리를 비우기 전부터 이미 추락이 시작되고 있었다. 타격이야 사이클이라는 게 있지만 투수들의 집단 부진은 지난해부터 예고된 재앙이었다. /waw@osen.co.kr
[사진] 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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