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고전' 박병호, 150㎞의 벽을 깨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9 16: 35

포심 타율 0.314, 150㎞ 넘어가면 0.059
아직은 고전 중, 적응 순간이 진짜 시작
수많은 변화구가 타자들을 유혹하는 시대지만, 타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치기 힘든 공은 “제구가 잘 된 빠른 공”이다. 박병호(30·미네소타)의 과제도 그 빠른 공을 공략하는 것이다. 통계는 그 빠른 공만 잡아낼 수 있다면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는 19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4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 출루율 3할2푼6리, 장타율 0.543, OPS(출루율+장타율) 0.869, 9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9홈런은 팀 내 1위, 아메리칸리그 신인 자격이 있는 선수 중 역시 1위다. 보통 OPS는 0.800이 넘어가면 팀의 확고부동한 주전 자격이 있는 수치로 보고, 0.900이 넘어가면 정상급 대열로 친다. 박병호는 그 사이에 있다. MLB 첫 해임을 고려하면 분명 좋은 출발이다.
KBO 리그 시절보다 타율이 떨어지고 삼진이 많아질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된 바다. 팀도 이 기록보다는 장타력에 주목한 만큼 박병호의 지금 성적은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다만 빠른 공 적응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빠른 공보다는 변형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더 고전할 수 있다”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조금 다르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박병호는 대중적인 변화구인 슬라이더 타율이 2할6푼1리, 체인지업은 3할에 이른다.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높다. 기본이 되는 포심패스트볼 공략 타율은 3할1푼4리로 높다. 하지만 구속별로 나눠보면 아직 강속구를 시원하게 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92마일(148㎞) 이하의 포심 타율은 6할6푼7리에 이른다. 이 정도 스피드로는 박병호의 힘을 이겨낼 수 없다는 의미다. KBO 리그에서도 충분히 눈에 익힌 구속이기도하다. 때문에 강속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타율이 떨어지는 투심, 싱커,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속구가 있다면 볼 배합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93마일(150㎞)이 넘어가면 박병호의 타율은 5푼9리로 뚝 떨어진다. 집계된 공만 놓고 보면 범타 비율이 52.9%로 가장 높고, 안타는 1개(5.9%), 헛스윙은 5개(29.4%)였다. 지금 현 시점까지는 150㎞ 이상의 공에는 아직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2마일이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디만 통계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상대 배터리는 이 통계를 보고 빠른 공이 있는 선수는 과감하게 승부를 할 가능성이 있다. 박병호가 계속해서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는 고질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적응한다면 오히려 장타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투수가 정면승부를 하지 못하면 어떤 식으로는 타자는 득을 보게 되어 있다. MLB 데뷔 두 달째를 보내고 있는 박병호의 키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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