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28, KIA 타이거즈)이 또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양현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⅔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했다. 7실점은 자신의 시즌 최다 실점이고, 팀의 3-8 패배 속에 그는 시즌 5패째를 당했다.
이날 이전까지 8경기에서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3.07을 올리고도 1승 4패에 그쳤다. 8경기 중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퀄리티스타트(QS)에 성공했지만, 승리는 단 한 경기밖에 없었다. 득점 지원이 워낙 적어 불운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은 초반 득점 지원을 꽤 든든히 받았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출근하던 중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해 갑작스럽게 나온 진야곱을 상대로 KIA 타선은 1회초부터 3회초까지 매 이닝 득점하며 세 이닝 동안 양현종의 어깨에 3점을 얹어줬다.
하지만 문제의 수비 이후 양현종은 급격히 무너졌다. 3-0으로 앞서던 양현종은 1사에 오재일을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시켰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우익수 플라이가 되었어야 할 양의지의 타구가 우익수 오준혁의 미흡한 수비에 의해 적시 2루타로 둔갑하는 일이 있었다. 양현종의 첫 실점 상황이었다.
이후 닉 에반스에게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한 양현종은 김재환의 투수 방면 내야안타가 나왔을 때 이를 잡아 1루에 던져 아웃시키려고 하다 악송구를 범했다. 이 플레이에 에반스가 홈을 밟고 김재환은 큰 수고 없이 2루까지 갔다. 결국 이 이닝에 5실점한 양현종은 5회말 2사 1루에 다시 나온 에반스에게 대형 좌월 투런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이외에도 수비 문제는 또 발견됐다. 3-4로 뒤지던 4회말 그리 깊지 않았던 박건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오준혁은 1루 방면으로 공을 던졌다. 이때 3루 주자였던 허경민의 득점을 막기는 처음부터 힘들었다 하더라도 베이스에 붙어 있다가 2루를 노린 김재호의 2루 진루를 저지하지 못한 수비는 허술했다. 이것이 추가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과정을 놓고 봤을 때 좋은 플레이가 아님은 분명했다.
득점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투수는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면서 한 점이라도 덜 줘야 승리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지배당하기 쉽다. 여기에 불안한 수비까지 오버랩되며 양현종은 또 한 번 패배를 당했다. 시즌 최고 구속인 150km를 찍은 경기에서 3회말까지 무실점했지만, 단 하나의 플레이가 발단이 되며 급격히 무너진 원인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불운 탓으로 돌릴 수 있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