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군에 데뷔한 홍영현(26)이 두산 베어스가 배출할 또 하나의 예비스타 후보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날 두산 마운드엔 비상이 걸렸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자신의 SUV 차량을 끌고 출근하던 중 접촉사고를 당한 것. 다행히 가벼운 사고였지만 구단은 캐치볼 후 선발 등판 여부를 판단하겠다던 니퍼트를 만류하고 상대인 KIA 타이거즈의 양해 속에 좌완 진야곱을 대체 선발로 냈다.
니퍼트 대신 나온 진야곱은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팀이 0-3으로 뒤지던 4회초 올라온 투수는 우완 홍영현이었다. 지난 14일 고척 넥센전(1이닝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통해 1군에 데뷔한 대졸 3년차 투수다.

1군 통산 두 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잠실 마운드에 올라본 홍영현은 2이닝 동안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그가 버티는 사이 두산은 역전에 성공했고, 팀의 8-3 승리 속에 그는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두 이닝 모두 주자가 나갔지만, 득점권까지 진루시키지는 않았다. 4회초 선두 강한울을 2루 땅볼로 잡은 그는 김호령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오준혁을 2루 땅볼 유도해 병살로 엮어 이닝을 끝냈다. 5회초에도 선두 브렛 필을 좌전안타로 출루시켜 1루를 허락했지만 그 이상은 내주지 않고 끝냈다.
이날 총 33구를 던진 홍영현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에 달했다. 전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말한 시즌 최고 구속보다 1km가 늘어난 속도였다. 여기에 주 무기라고 밝혔던 커브를 비롯해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섞으며 KIA의 추가점을 저지해 역전승의 일등공신 중 하나가 됐다.
팀 동료인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허준혁, 성영훈 등과 함께 지난 2008년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있었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이기도 한 그는 대학을 거치며 1군 데뷔가 친구들보다 늦어졌지만,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군에 콜업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까지 전한 그는 팀과 가족을 더욱 기쁘게 할 일들을 만들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