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 스카우트, 김재환 파워에 60점 부여
민병헌 타격 능력도 높게 평가
KBO리그 대표 에이스 양현종(28, KIA 타이거즈)을 무너뜨린 두산 베어스의 타격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이 가장 눈여겨본 두산 타자는 민병헌(29)과 김재환(28)이었다.

2015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비롯한 여러 팀의 스카우트가 지난 19일 양현종을 보기 위해 잠실에 왔다. 한 눈에 보기에도 중앙 테이블석의 일부 구역이 스카우트들로 채워질 정도였다. 캔자스시티 스카우트진이 귀띔해준 바에 따르면 총 8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양현종의 투구를 지켜보려 잠실을 찾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기대 이하의 피칭을 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겹친 가운데 그는 4⅔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를 면밀히 관찰한 캔자스시티 스카우트 네이선 밀러는 “좋은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두 번째 구종(슬라이더)도 좋은 편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칠 수는 있는 공이다”라고 평했다.
4회말 우익수 오준혁의 타구 판단 실수로 점수를 내준 것이 피칭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은지 묻자 밀러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플레이 이후 양현종은 급격히 두산 타자들에게 공략됐고, 5회말 닉 에반스에게 대형 투런홈런을 맞은 직후 물러났다.
양현종을 상대로 대량 득점에 성공한 두산에서는 특별히 인상 깊은 선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중견수 민(민병헌)과 좌익수 김(김재환)이 인상적이다”라고 하며 민병헌의 타격 자질을 높게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스카우트는 겉으로 드러난 기록보다는 타석에서 보이는 스윙을 토대로 선수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어 밀러는 “32번(김재환)은 대단한 파워를 지녔다. 좌투수 상대 타격을 좀 더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 파워는 60점(20/80 스케일 기준) 수준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만큼은 아니지만 대단한 파워다”라고 설명했다.

20/80 스케일에서 60점은 상당한 점수다. 캔자스시티 기준 파워 60점은 빅리그에서 22~30홈런이 가능한 힘을 뜻한다. 같은 팀의 단장 특별보좌역인 짐 프레고시는 박병호의 파워에 60점을 매기며 30홈런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밀러는 김재환보단 박병호의 힘이 뛰어나다는 의견을 나타냈지만 파워 항목에서 받은 60점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5월 중순까지 12홈런을 누적한 것은 놀라운 페이스다.
한편 양현종은 부진했던 탓인지 다소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양현종의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밀러는 잠시 생각한 뒤 “45점 정도다. (메이저리그) 평균보다는 조금 낮은 점수다”라고 덧붙였다. 평균은 50점이고, 45점은 평균에 근접한 수준으로 본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