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40경기에서 타율 0.419, 유일한 4할 타자
역대 9위 기록, 언제까지 이어질까
올 시즌 KBO 리그 타율 순위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이름이 오랜 기간 1위를 지키고 있다. 만년 유망주로 평가받았으나 좀처럼 자신의 잠재력을 선보이지 못해 애를 태웠던 롯데 외야수 김문호(29)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몇 년간 팀을 고민에 빠뜨렸던 좌익수 자리를 꿰찬 김문호는 19일까지 36경기에 나가 타율 4할1푼9리(148타수 62안타), 1홈런, 18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현재 리그에서 유일한 4할 타자로 타율 부문 1위, 최다안타 1위, 출루율(0.485) 1위, OPS(출루율+장타율)은 1.026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 중인 롯데의 위안거리다.
지난해 93경기에서 타율 3할6리를 기록했던 김문호는 이 페이스대로라면 개인 최고 시즌 경신은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리그 역대 4할 타자 행진에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롯데는 19일까지 40경기를 치렀고, 이를 기준으로 할 때 김문호의 4할 행진은 역대 공동 9위까지 올라갔다.
KBO 리그 역사상 4할을 달성한 선수는 원년인 1982년의 백인천(당시 MBC)으로 80경기에서 4할1푼2리를 기록했다. 다만 당시는 경기 수가 적었다는 점은 있다. 경기수만 놓고 봤을 때 역대 최장 기간 4할 행진은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으로 8월 21일까지 팀 104경기에서 4할을 달성했다. 2위는 2012년 김태균(한화)으로 8월 3일까지 팀 89경기에서 4할을 유지했다.
이 세 명을 포함해 김문호보다 더 오랜 기간 4할을 유지한 선수는 2014년 이재원(SK·75경기), 1987년 故 장효조(삼성·71경기), 1992년 이정훈(빙그레·57경기),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LG·56경기), 2015년 유한준(당시 넥센·42경기) 뿐이다. 일단 유한준의 기록은 사정권에 들어왔고 앞으로의 경기력에 따라 1차적으로 이정훈과 페타지니의 팀 기록에는 도전해 볼 수 있다. 롯데 역사상으로도 가장 긴 기록에 이름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사실 4할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른 선수들은 3타수 1안타를 쳐도 타율이 오르지만, 4할 타자는 타율이 깎인다. 보통 2번에 포진하는 김문호가 하루 네 차례의 타석 기회를 얻는다고 가정했을 때 매일 꼬박 2안타를 쳐야 타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때문에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볼넷으로 타율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문호는 볼넷을 잘 고르기보다는 쳐서 나가는 유형의 타자다.
하지만 타격감이 아직은 괜찮다. 4월 한 달 동안 4할3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김문호는 5월에도 4할3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5월 4일 광주 KIA전 이후로는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다. 주중 SK와의 3연전에서는 모두 2안타씩을 기록해 타율을 1리 더 끌어올렸다. 당분간은 김문호의 4할 행진이 연장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