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스퀴즈로 알린 김성근의 화려한 복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20 21: 29

한화 김성근 감독이 스퀴즈 득점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15일만의 현장 복귀전을 시즌 최고 완승으로 장식했다. 
김성근 감독은 15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현장 복귀했다. 지난 5일 급성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재활에 임한 김 감독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돌아왔다. 경기 전에도 김 감독은 수술 전처럼 정상적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체크하며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은 "몸 상태는 좋다. 허리 통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펑고를 치라면 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허리 통증 때문에 장시간 앉아있을 수 없는 김 감독을 위해 구단은 스탠딩 책상과 높은 의자를 준비했고, 김 감독은 의자에 걸터앉거나 선 채로 경기를 보며 평소처럼 메모했다. 

김 감독은 평소와 조금 다른 운용을 펼쳤다. 선발 라인업부터 전날 김광수 수석코치의 감독대행과 거의 동일했다. 포수가 조인성에서 차일목으로 바뀐 것이 유일한 변화. 2회말 무사 1루 양성우 타석에서는 보내기 번트 대신 강공으로 밀어붙이기도 했다. 양성우는 헛스윙 삼진 당했지만 의외의 결정이었다. 
비록 양성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하주석이 좌중간 빠지는 1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기선 제압했다. 여기서 김 감독이 깜짝 한 수를 던졌다. 포수 차일목 타석에서 초구에 스퀴즈번트 사인을 낸 것이다. kt 내야 수비는 스퀴즈에 전혀 대비가 안 되어 있었고, 엄상백이 급하게 달려와 공을 빠르게 넘겨줬다. 
하지만 포수 윤요섭이 홈에서 태그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발 빠른 하주석이 여유 있게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점을 냈고, kt는 차일목을 땅볼 아웃시키는 데 만족했다. 한화의 올 시즌 첫 스퀴즈 번트 성공. 김성근 감독의 복귀를 알린 장면이었다. 
주중 LG와 수원 홈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심리적으로 쫓겨 있었던 kt에는 결과적으로 쐐기 한 방이 되고 말았다. 선발 송은범이 경기 초반 좋은 구위를 보여주며 주도권을 잡았고, 경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온 순간이었다. 한화는 장단 12안타로 시즌 최다 11득점을 올렸다. 
김 감독이 경기 전 "9회까지 던져라"고 주문한 송은범도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이적 2년 만에 최고 투구를 했다. 한화는 김 감독 복귀전에서 11-2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내달렸다.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한판이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