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에 빠진 전남 드래곤즈가 강력한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만났다. 위기라고 한다. 반대로 전북은 부진하고 있는 전남을 만난 만큼 기회를 잡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위기와 기회는 양 팀 모두에 공존한다. 전남으로서는 호주 원정을 다녀온 전북을 바로 상대하는 것이 기회이고, 전북은 호주 원정 직후에 전남 원정을 떠나는 만큼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잡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전남은 시즌 개막 후 1승 4무 5패로 K리그 클래식 11위에 머물러 있다. 당초 중위권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즌 초 시작된 부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부담을 느낀 전남 노상래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힐 정도. 그러나 노상래 감독의 사퇴 의사에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전남은 지난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최근 전북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시즌 개막 후 5승 4패로 클래식에서 유일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고비로 여겨졌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원정경기서도 만족할 결과인 1-1 무승부를 냈다. 하지만 전남전은 쉽지 않다. 전북은 호주 원정에서 19일 새벽 돌아왔다. 장거리 이동에 지친 선수들이 쉴 틈이 없다. 평소 못 뛰던 선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

▲ 예상 라인업
전남 : 김민식-현영민 고태원 이지남 최효진-유고비치 양준아 정석민-스테보 오르샤 안용우
전북 : 권순태-박원재 김영찬 조성환 최동근-루이스 서상민 이우혁-이종호 고무열 로페즈
전북의 큰 변화가 예고된다. 호주 멜버른 원정으로 전북은 19일 새벽 숙소에 돌아왔다. 멜버른전에서 선발로 기용된 선수들은 전남전 출전이 힘들다. 게다가 오는 24일 멜버른과 홈경기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지난 11일 FC 안양과 FA컵 32강전에 뛰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뛸 전망이다. 당시 출전했던 최규백이 멜버른전에 뛴 만큼 부상에서 돌아온 조성환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 키 플레이어
스테보 & 이종호
스테보와 이종호는 지난 시즌까지 전남에서 공격진 파트너로 좋은 호흡을 맞췄다. 스테보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이종호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 이제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상대해야 하는 스테보와 이종호는 서로에게 미소를 지을 여력이 없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에 부진에 빠졌다. 스테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이종호는 아직 리그 득점이 없다. 스테보와 이종호 모두 이번 경기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봐줄 여유가 없는 셈이다.
▲ 축포일러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건 전북이다. 그러나 전북은 전남과 최근 전적에서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전남전 전후에 끼여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전북은 지난해 4월에도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의 여파로 전남 원정에서 1-2로 패배했다. 전북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선수들을 완전히 이원화해서 전남전에 나설 것이다. 체력적인 여유는 있지만, 주축 선수들과 비교해 경기력과 조직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