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홈런 1위 만든 기술-정신적 변화의 흔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1 06: 28

 그야말로 지금은 김재환(28, 두산 베어스)의 시대다. 팀이 치른 40경기 중 10경기에 결장하고도 14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다.
3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3할9푼, 14홈런 36타점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157경기에서 때린 홈런이 13개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30경기 만에 지금까지 날린 홈런 수를 뛰어넘었다. 올해는 7.86타석 당 홈런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하루에 네 타석 정도 돌아온다고 보면 단순 계산으로 거의 2경기에 홈런 하나다.
하지만 본인은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김재환은 역전 결승 홈런이 포함된 연타석 홈런을 곁들이며 5타수 3안타 4타점을 거둔 20일 사직 롯데전을 마친 뒤 “옛날에 못하던 시절에는 펜스만 넘기면 홈런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장외로 친다고 해서 더 좋은 것도 아니다. 홈런 수나 비거리에도 그리 신경 쓰지는 않는다”라며 들뜨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만들어낸 홈런 중 하나는 사직구장 우측 스탠드 밖으로 벗어난 장외홈런이었다. 비거리 140m가 기록될 정도로 멀리 뻗어나갔다. 하지만 김재환은 이런 타구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보다는 침착했다. 이러한 침착함은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장외홈런 이전 홈런이 흐름상으로는 더 중요했다. 3-4에서 5-4로 승부를 뒤집는 역전 투런이었고, 밀어서 좌측 펜스를 넘겼다는 점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재환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달라진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기술적인 부분, 나머지는 정신적인 면과 관련 있었다. 가장 큰 변화 원인에 대해 그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고, (박철우) 타격코치님 조언으로 타격 시 잡 동작을 줄인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좋은 타격을 하는 데 방해가 됐던 잡스런 동작이 무엇인지 다시 묻자 그는 “맞는 순간에 힘을 줘야 하는데, 과거에는 공을 때리러 나갈 때부터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불필요한 힘을 빼자 홈런이 따라왔다. 잡 동작을 줄인 덕에 지금은 가볍게 맞히는데도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그렇다”고 한 뒤 “참고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기술적으로는 이러한 노력들이 뒷받침됐다.
단순히 타격할 때 기술적인 부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김재환은 “(경기에) 계속 나가든 나가지 못하든, 퓨처스리그를 가든 상관없다. 지난해 잘하지 못해서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많이 배웠다. 지금은 못하면 그냥 내려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두산을 떠나지 않는 한 못해도 퓨처스리그에 가는 것이 전부다”라고 답했다. 정신적인 면의 변화는 신체적인 것보다 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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