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윤길현, 19일 SK전 피홈런 2방에 눈물
"그 상황,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윤길현" 굳은 신뢰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확실한 필승조는 윤길현(33)이다. 이러한 윤길현은 조원우 감독에게도 든든한 힘이다. 그리고 믿음이 언제나 깔려 있다.

롯데는 지난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4-3 신승을 거뒀다. 이날 롯데는 7회까지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1실점 역투를 바탕으로 2-1로 리드를 잡고 있었다. 투구수는 91개. 벤치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도 있는 투수교체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은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망설이지 않았던 것은 필승조인 윤길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록상으로도 윤길현은 가장 믿음직했다. 19일 경기 전까지 18경기 1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1.89로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조원우 감독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당시 투수 교체 타이밍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믿을 수 있고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는 필승조인 윤길현이었다”면서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들은 그런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윤길현으로 교체는 실패로 끝났다. 윤길현은 8회 올라와 2사후 박정권과 최정에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아 2-3을 만들었다. 롯데는 패배 일보직전까지 갔고 스윕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9회초, 롯데 역시 SK 마무리 박희수의 난조에 힘입어 4-3으로 재역전을 만들었고 9회, 마무리 손승락이 승리를 매조지었다.
조원우 감독은 수장으로서, 윤길현을 감쌌다.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봤다. 조 감독은 “팀에서 가장 잘 던지고 믿을 수 있는 투수를 믿지 못하면 그런 상황에서 쓸 수 없지 않겠나”면서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윤길현의 보직과 성적 등을 보면 조원우 감독의 당시 투수 운영은 무리가 아니었다.
사실 시즌 초반 윤길현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고 난조에 허덕일 때에도 조원우 감독은 필승조로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끝까지 믿고 뚝심으로 기다렸다. 결국 윤길현은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고 자신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
필승조들에게 한 번 흔들린 것으로 패배의 탓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언제나 그들은 박빙의 순간에서 가장 먼저 부름을 받는다. 심리적으로 압박 받는 상황에서 등판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조원우 감독은 그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
윤길현 역시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결정적인 피홈런 2방의 아픔을 훌훌 털었다. 구단 관계자는 “윤길현 선수가 이미 지난 일은 잊은 듯이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원우 감독의 믿음과 신뢰는 윤길현을 비롯한 투수진 운영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