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에 KBO 리그에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과 경력도 나날이 화려해지고 있다. 비례해 몸값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돈을 많이 쓰는 만큼 기대치와 위험부담 모두 커졌다.
지난해 시즌 중간 들어온 대체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을 모두 포함, 10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지불한 몸값의 총액은 2327만5000달러였다. 올해는 삼성의 새 외국인 선수 아놀드 레온을 포함해 외인 몸값 총액이 벌써 2663만 달러에 이른다. 앞으로 대체될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 이미 지급했으나 발표되지 않은 이적료, 선수들의 미공개 옵션까지 고려하면 지급되는 금액은 3000만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면 시즌이 30%가량 마무리된 지금, 가장 투자를 잘했던 팀은 어디일까.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몸값에 KBO 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대입하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체적인 효율을 살필 수 있다. 20일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집계 결과 두산이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화와 삼성은 본전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은 올해 더스틴 니퍼트(120만 달러), 마이클 보우덴(65만 달러), 닉 에반스(55만 달러)에 총 240만 달러를 썼다. 효율은 최고다. 니퍼트(WAR 1.67)는 벌써 7승을 거뒀고, 보우덴(2.15)은 6승과 함께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1.80)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애물단지였던 에반스(0.71)도 최근 살아나 힘을 보탠다. 세 선수의 WAR 합계는 4.53이다. 두산은 현재까지 WAR 1당 약 53만 달러를 쓰고 있는 셈이다.
합계 WAR 2위는 NC다. 에릭 테임즈(1.84)와 에릭 해커(2.02)가 변함없는 활약을 한 가운데 재크 스튜어트(0.53)가 약간의 WAR을 보태 합계 4.39를 기록했다. 다만 NC는 세 선수에게 쓴 금액이 315만 달러다. WAR 1당 약 72만 달러를 쓰고 있는 셈이다. KIA 또한 헥터 노에시(1.64), 지크 스프루일(1.12), 브렛 필(0.80)이 3.56의 WAR을 합작했지만 330만 달러의 투자 금액은 전체 2위다. WAR 1당 약 93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체 WAR은 낮은 편이지만 애당초 쓴 금액이 적어 효율이 높은 팀도 있다. 넥센과 SK다. 넥센은 라이언 피어밴드(1.31), 로버트 코엘로(0.64), 대니 돈(0.84)에 188만 달러를 썼고, WAR 1당 투자 금액은 약 67만 달러로 두산에 이어 2위다. SK도 비슷하다. 메릴 켈리(1.79), 크리스 세든(0.80), 헥터 고메즈(-0.27)에 총 190만 달러밖에 쓰지 않았다. 합계 WAR은 낮지만 WAR 1당 투자 금액은 82만 달러로 4위다.
지난해 외국인 세 명과 모두 재계약한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1.92), 조시 린드블럼(0.88), 짐 아두치(0.25)가 3.05의 WAR을 합작했다. 총 투자액 265만 달러와 견주면 약 87만 달러다. 린드블럼이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아두치의 활약이 관건이다. 4명의 외인을 보유할 수 있는 kt는 슈가 레이 마리몬(1.56), 트래비스 밴와트(0.68), 앤디 마르테(0.11), 요한 피노(0.35)가 일단은 모두 플러스 수치로 총 2.7의 WAR이다. 약 102만 달러다.
LG는 루이스 히메네스(1.95), 핸리 소사(0.64)가 플러스지만 최근 합류한 스캇 코프랜드(-0.50)가 점수를 깎았다. 245만 달러를 쓴 LG의 WAR 1당 금액은 약 115만 달러다. 다만 코프랜드가 적응세를 보여주고 있고 기량이 검증된 소사의 반등 여지가 있어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충분한 팀이다.
반면 울상인 팀도 있다. 합계 WAR이 마이너스인 팀도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에 옵션 포함 약 370만 달러를 썼던 한화는 윌린 로사리오(0.37), 에스밀 로저스(0.22), 알렉스 마에스트리(-0.73)의 합계 WAR이 -0.14다. 마에스트리가 옵션을 받아가지 못할 것이 뻔해 340만 달러만 썼다고 가정해도 계산 자체가 안 된다.
외인 연봉 1위인 로저스는 부상으로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다. 다만 아직은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로사리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명타자 포지션이라는 한계 탓에 활용성이 극대화되지는 못한다. 여기에 마에스트리는 퇴출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한 시즌에 외국인 선수에 4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첫 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도 비슷한 고민이다. 앨런 웹스터(-0.11), 콜린 벨레스터(-0.20), 아롬 발디리스(-0.15)가 모두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 중이다. 삼성은 외국인에 225만 달러를 썼지만 결국 최근 레온을 영입하면서 50만 달러의 추가 지출을 했다. 한화와 삼성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는 외국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고 순위표는 계속 바뀐다.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발디리스-마에스트리.
10개 구단 WAR 1당 외국인 투자 금액(5월 20일 현재)
1. 두산(240만 달러/WAR 4.53) = 약 53만 달러
2. 넥센(188만 달러/WAR 2.79) = 약 67만 달러
3. NC(315만 달러/WAR 4.39) = 약 72만 달러
4. SK(190만 달러/WAR 2.32) = 약 82만 달러
5. 롯데(266만 달러/WAR 3.05) = 약 87만 달러
6. KIA(330만 달러/WAR 3.56) = 약 93만 달러
7. kt(275만 달러/WAR 2.70) = 약 102만 달러
8. LG(245만 달러/WAR 2.09) = 약 117만 달러
- 삼성(225만 달러/WAR -0.46)
- 한화(340만 달러/WAR -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