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이 없었다면.
KIA 돌아온 연어 서동욱(33)이 뜨거운 복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적 한 달만에 완벽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KIA 타격지표가 작년보다 놀랍게 달라진 이유도 서동욱의 가세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서동욱은 지난 20일 SK와의 광주경기에서 0-3으로 뒤진 2회말 동점스리런포를 날려 승부의 물줄기를 가져왔다. 이 홈런을 앞세워 팀은 접전끝에 5-4로 승리했다. 8회에는 귀중한 볼넷을 얻어냈다. 서두르지 않고 기회를 잡는 진중한 모습이었고 결승점의 발판이 됐다.

6번타자의 활약도는 대단하다. 25경기에 출전해 67타수 25안타 5홈런, 22타점, 1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117타석)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타율 3할7푼3리로 높다. 딱 한 달 출전했는데도 타점은 팀내 공동 2위이다. 1위 김주찬과는 불과 1타점 차이다. 거의 경기당 1타점의 생산력이다.
서동욱은 장타율(6할7푼2리)과 출루율(4할8푼8리)이 높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하면 1.160이다. 홈런 선두 두산 김재환의 가공할 OPS(1.306)보다 떨어지지만 규정타석 OPS 1위 NC 에릭 테임즈(1.133)를 살짝 웃돈다. 선구안도 좋아졌고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직구와 변화구 모두 대응하는 타격을 하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4할7푼6리에 이른다. 그만큼 중심타선이 만들어준 기회를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그래서 KIA 타선이 5월들어 활황세를 보이는데 중심에 서동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적후 4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터트렸는데 그때마다 팀이 이겼다. 승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서동욱이 이적할 때만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33살의 나이인데다 줄곧 타격에서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4월 19일 광주 삼성전 이적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활약을 예고했다. 4월 28타수 8안타(.286) 3홈런8타점을 기록했다. 기대치를 넘는 활약이었다.
5월들어 더 눈부신 타격을 했다. 39타수 17안타, 타율 4할3푼6리, 2홈런, 14타점을 쓸어담았다. 서동욱이 6번타순에서 상대투수들이 만만히 볼 수 없는 타자가 되면서 6~9번 하위타선의 힘도 강해졌다. KIA의 하위타선 타율 2할8푼은 전체 2위의 기록이다. 서동욱이 탁월한 성적 이상의 효과를 타선에 두루 미치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