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LG와 넥센이 늘 그렇듯 혈투를 벌이며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경기 흐름에 큰 변수가 된 가운데 결국 중반 이후 실수를 줄인 넥센이 승리를 가져갔다.
LG와 넥센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맞아 서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6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었던 LG는 만약 이날 승리할 경우 2013년 7월 9일부터 23일까지 7연승을 달린 이후로 1033일 만에 '럭키 세븐'에 이를 수 있었다. 반면 넥센은 최근 연패에 전날도 뼈아픈 역전패하며 이날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었을까. 양팀 모두 잔실수가 적잖이 나왔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거나 절호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는 변수에 경기가 몇 차례나 휘청거렸다.

먼저 실수를 저지른 쪽은 넥센이었다. 3-0으로 앞선 2회 피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은 넥센은 최경철의 스퀴즈 번트가 투수 앞으로 바로 구르는 행운(?)을 맞이했다. 이를 잡은 양훈이 포수 김재현에게 송구했는데 김재현이 이를 잘 잡아내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진 사이 LG는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가까운 거리에서의 강한 송구는 생각보다 받기가 쉽지 않았다.
이 실책을 등에 업고 동점을 만든 LG는 2사 2루에서 임훈이 우전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3루를 돌아 홈으로 뛰던 2루 주자 최경철이 우익수 이택근의 정확한 송구에 잡히며 역전 기회를 놓쳤다. 홈 승부를 걸어볼 수는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이택근의 능력이 빛났다.
넥센은 4회 무사 1,2루 추가점 기회에서 번트 실패가 2루 주자 김하성의 런다운 횡사로 이어졌고 결국 간신히 1점을 더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LG도 4-5로 뒤진 4회에 동점 기회를 놓쳤다. 여기서도 주루 플레이에 자그마하지만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다.
1사 만루에서 정성훈이 좌익수 방면 뜬공을 기록했다. 거리로 봤을 때 희생플라이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공이 맞는 순간 3루 주자 손주인이 홈쪽으로 약간 간 뒤에 다시 3루로 돌아갔다. 순간 안타로 판단해 나온 행동이었다. 다만 1사 후라 정석으로는 일단 베이스에 붙어 타구를 판단하는 것이 맞았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됐고 결국 손주인은 넥센의 중계 플레이에 걸려 홈에서 횡사했다. 찰나의 시간이 아웃과 세이프를 갈랐다.
4-5로 뒤진 7회에도 LG쪽에서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2사 1루 상황에서 김민성의 타구가 우중간에 떨어졌다. 안타는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중견수 임훈이 이를 잡아내지 못하고 공을 뒤로 빠뜨렸고 1루 주자 이택근이 여유있게 홈까지 밟을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계투 작전으로 넥센의 추가점을 잘 막아내고 있었던 LG로서는 허탈한 실점이었다.
마지막 수비였던 9회도 실책으로 1점을 내줬다. 김민성의 2루타와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를 맞은 LG는 임병욱의 타석 때 포수 정상호가 3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면서 허탈한 추가점을 내줬다. 점수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하고 막아야 할 때 막지 못한 LG는 결국 5-7로 지며 7연승이 좌절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