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불붙은 타선의 힘을 보여줬다. 비록 무승부로 끝났지만 두 번이나 패배 위기를 극복하며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선보였다.
한화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kt와 홈경기에서 8-8 무승부를 거뒀다. 시즌 첫 무승부. 투수 7명을 쓰고도 무승부를 하게 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두 번의 패배 위기에서 집중력을 보여준 방망이가 인상적이었다.
한화는 지난 19일 포항 삼성전에서 9-6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20일 대전 kt전에서는 시즌 최다 득점을 폭발하며 11-2로 대승을 거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경기에서도 화끈한 타선의 힘으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근 3경기 28득점으로 화끈하게 방망이가 터지고 있다.

1번타자 정근우가 활로를 뚫어줬다. 정근우는 1회 시작부터 kt 선발 주권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고, 김태균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와 선취 득점을 올렸다. 2회에도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리며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5회까지 4-0으로 넉넉히 리드하던 한화는 그러나 6회 불펜이 흔들리며 타자 일순으로 대거 5실점했다. 순식간에 4-5로 역전. 7회에도 권혁이 안타 3개를 맞고 추가 2실점했고, 스코어는 4-7로 벌어졌다. 7회 3점차 열세를 만회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불붙은 한화 타선의 뒷심은 대단했다. 하주석과 양성우가 kt 좌완 홍성용에게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조인성과 장민석이 각각 삼진과 3루 내야 뜬공 아웃되며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는가 싶었지만 1번 정근우가 있었다.
정근우는 투아웃을 잡은 kt 사이드암 고영표의 2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118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다. 번개 같은 스윙으로 받아친 타구는 라이너로 쭉쭉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6호 홈런. 승부를 7-7 원점으로 만드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7-8로 뒤진 연장 11회말에도 김태균의 좌중간 안타, 하주석의 3루 강습 내야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조인성이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김재윤의 초구를 밀어쳐 깨끗한 우전 적시타로 8-8 재동점을 이루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연장 12회말 지명타자가 소멸됐고, 로사리오의 고의4구로 연결된 2사 1루에서 이태양이 대타로 나왔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경기가 끝났다.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뒷심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